자칭 詩/최승자 그러면 다시 말해볼까, 삶에 관하여, 삶의 풍경에 관하여, 주리를 틀 시대에 관하여, 아니, 아니, 잘못하면 자칭 詩가 쏟아 질 것 같아 나는 모든 틈을 잠그고 나 자신을 잠근다. (詩의 모가지여 가늘고도 모진 詩의 모가지여) 그러나 비틀어도 잠가도, 새어 나온다 썩은 물처럼, 송장이 썩어 나오는 물처럼, 내 삶의 썩은 즙, 한잔 드시겠습니까? (극소량의 詩를 토해내고 싶어하는 귀신이 내 속에서 살고 있다) * * * 허수경 시인의 시가 먹먹하다면 최승자 시인의 시는 섬뜩하달까 사랑에 관한한 아름답기보다 비극에 가깝고 삶의 환희보다 절망과 죽음에 더 가까운 삶을 살고 그런 언어의 시를 쓰는 분 그래서 더 생명력이 도드라지는... 어떤 삶이 정상이다 아니다라고 감히 누가 얘길할 수 있겠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