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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위구르 호양수

삶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어서 고정된 것이 없음은 자명한데... 불과 작년 연말만 해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일상의 제약 언제까지 계속되려나 분명한건 이제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운 것 같다는 현실이다. 지난 몇개월 동안 삶을 마감한 사람들, 남은 사람들, 심지어 가족들마저 그 주검을 제대로 마무리 해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현실, 이 시대의 비극이다. 특히 남미나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는 더욱 더... 인간은 채 백년 살기도 쉽지 않은데 자연은, 나무나 바위는 사람보다 훨씬 오래 살아서 인간들의 삶 즐거운 축제나 비극적 역사마저도 함께 겪어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말을 하지 않을 뿐... 작년 겨울 산청 거창 함양쪽을 돌면서 500년 된 소나무 800년 된 은행나무를 보러 다닌적이 있지만 ..

2020년 2월 2일 오후 07:37

이미 일월이 다 지났는데...새삼스럽게 ' 엄마! 나 한국 가면 얼어 죽는 거 아냐? ' 근 5년 이상 겨울을 지내보지 않은 딸이 스무날 남짓 한국서 보내다 갔다 집에서 출발하여 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을 제하고 탑승수속을 마치고 꼬박 비행시간만도 14시간 이상 더하여 인천에서부터 내려와야 하는 피로감, 더하여 생활의 근거지가 시티다 보니 한국에 들어와서 겪게되는 어리둥절 문화충돌 ( 한국사회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빨리 변한다) 이점저점 걱정이 되었는데 만나는 순간 딸은 의외로 건강한 것 같아서 걱정이 한방에 날아갔다 운동 중독처럼 헬스를 하러 다녔단다 운동 역시 숨 쉬듯 밥 먹듯 해야한다는 게 요즘 내 지론 중 하나가 되었다 운동자체가 목적인 사람도 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받춰져야 ..

우유를 따르는 사람/ 김동균

우유를 따르는 사람/ 김동균 창가에 앉아 우유를 따르고 있었다. 당신은 조용히 그것을 따르고 부드러운 빛이 쏟아졌다. 둘러맨 앞치마가 하얗고 당신의 얼굴이 희고 빛이 나는 곳은 밝고 빛이 없는 곳에서도 우유를 따르고 우연한 기회에 인사를 건네고 거기에서 우유를 따르고 다음 날에도 성실하게 우유를 따르는 그런 사람에게 매일 우유를 따르는게 지겹지 않나요. 그곳은 고요하고 그곳에서 당신을 계속 지켜 보기로 하고 어떤 날은 TV를 켰는데 우유를 따르는 당신이 출연한다. 책에서도 우유를 따르는 당신이 등장한다. 당신이 앉아 있는 지면에 부드러운 빛이 쏟아지고 서가가 빛나고 읽던 것을 덮어도 빛나는 창가에서 우유를 따르던 당신이 우유를 따르고 있었다. 여기서 우유를 마시는 사람도 없잖아요. 그런데도 차분하게 우유..

권박 안토르포퐈지(anthropophagy)

안토르포퐈지(anthropophagy)/ 권박 설탕으로 만든 해골과 두개골을 갉아 먹으며 당신은 내 귀에 대고 속삭였지. 모피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고양이에게 고양이 고기 를 준 파리의 어느 모피상 이야기, 들어 본 적 있니? * 당신은 내 넓적 다리와 가슴과 뇌장을 식초에 뿌려 먹을 것이라고 한다. 당신의 사람인 나는 내 눈동자와 혀와 불안과 골수와 절망과 심장을 잠 속에 넣었다 고양이를 낳는 태몽을 꾼 다음날의 나는 손톱같은 시간처럼 녹아내렸다 그 시간 안에서 당신은 할퀴고 물어뜯는 소문이고 나는 어찌할 줄 모르는 소문이다 어떤 태몽 안에서는 비가 뼈처럼 내리기도 했다. 고개를 들고 그 뼈를 다 받아 먹은 후 잠에서 깬 나는 폭우치는 밤을 당신이라 명명하며,「밤과 안개」를 읽었다. 나치의 수용소 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