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유홍준 시, 시교실 46

유홍준 시인 청마 문학상 시상식

축하가 늦었네요. 통영시문학상 4개 부문 최종 수상작 선정 청마 유홍준(시), 김춘수 이은규(시), 김상옥 우은숙(시조), 김용익 최진영(소설) ▲통영시문학상 수상자(사진 위 왼쪽부터) 유홍준, 이은규, 우은숙, 최진영 작가. ⓒ통영시 올해 수상작으로는 청마문학상에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유홍준, 시인동네), 김춘수 시 문학상에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이은규, 문학동네), 김상옥 시조문학상에 ‘그래요, 아무도 모를거에요’(우은숙, 시인동네), 김용익 소설문학상에 ‘겨울방학’(최진영, 민음사)이 선정됐다. 상금으로 청마문학상 수상자에게는 2000만 원, 그 밖의 수상자에게는 1000만 원씩 총 5000만 원의 창작지원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10월 중 사회적 거리두..

우명牛鳴/ 유홍준

우명牛鳴 / 유홍준 진주시 망경동 섭천에 들어와 산 지 삼년 되었어요 섭천은 형평(衡平), 형평(衡平), 백정들이 살던 마을이에요 소 를 잡던 사람들이 소를 잡던 손을 씻고 피를 씻고 쌀을 씻고 꽃을 심고 살던 마을이에요 오려고 온 게 아니에요 내가 사는 아파트는 진주에서 가장 싼 아파트, 동신아파트가 아니라 등신아파트죠 길을 잃은 소는 밤이 되면 무서워, 무덤으로 간대요 길 잃은 소가 무덤을 찾듯이 나도 이곳엘 찾아 왔어요 소를 잡던 이 마을에서 나는 온갖 두려움으로 눈망울을 디 롱거리며 되새김질 되새김질 끊임없이 천엽이 생겼어요 당신에게로 가고 싶은 내 무릎뼈는 우슬 이에요 자귀나무에 매어놓은 소는 묶인 자리에서 얼마나 뱅글뱅 글 돌고 또 돌았던지 자귀나무는 형편없이 망가진 나무가 되 었어요 울고 싶..

모란/ 유홍준

모란/ 유홍준 고향 흙을 담아 꽃을 심는다 고향 흙은 푸슬푸슬하다 고향 흙은 자꾸만 어딘가로 가려고 한다 내 고향 흙은 마사토, 아무리 뭉쳐도 뭉쳐지지가 않는다 일평생 뭉쳐도 내 마음은 도대체 뭉쳐지지를 않는다 어떤 꽃을 심어도 내 고향 흙은 붉은 꽃만을 피운다 * * * 유홍준 샘이 오랫만에 시집을 묶으셨다 역시 선생님 스타일의 시 산청 집에 뭐 심을지 한참 고민 하셨는데 모란도 심으셨을라나... '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 시인동네 시인선 127 모란 잎은 셋으로 나뉜 물칼퀴, 작약은 나선형 한 잎으로 구분한다 꽃으로 구분하는 건 나로선 어렵다

제 21회 박재삼 문학제, 문학상 7회

제21회 박재삼 문학제 사천시장을 대신하여 수상하신 분 산업관광국장인지 문화체육과장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죄송~~ 저는 창원시민 2019. 제 7회 박재삼 문학상 수상자 박준 시인 수상 소감 수상시집은 저도 가지고 있던 시집 가져가서 자필 서명 받았는데... 박준 시인, 참으로 매력있는 참한 청년이었습니다 통영에 관한 시는 많이 썼는데... 앞으로 삼천포 시 많이 쓰겠다고 박재삼 선배님 이어 받아 술도 많이 마시겠다고 이전에 잠깐 다녀간 삼천포 ' 죽은 사람과 산사람이 숨소리를 나누고 있는 바다'를 보았답니다 과거를 생각하면서 마음이 많이 상했던 일이나 화해되지 않는 기억들이 슬픔을 몰고오는 것은 당연하지만 즐겁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은 장면을 떠 올리는 것에도..

수양벚꽃 만나던 날

수양벚꽃 만나던 날 꽃을 제대로 보는 눈이 없으니 매화인지 벚꽃인지 복사꽃이니 그게 다 비슷비슷 ㅠㅠ 그러니 왕벚, 양벚을 구분하거나 일본품종의 오까메니 하진앵이니 이름까지 불러 주는 일은 나로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전문적인 영역의 일에 속하는 것이지요. 색이 조금 더 붉다, 많이 붉다 정도... 그런데 합천댐 지나 거창 임불마을로 수양(능수)벚꽃을 만나러 가게 된 건 자연에 대한 감상이 남다른 시교실 사부 유홍준샘 안내였습니다. 과연 벚꽃 정취가 특별한 하루였습니다 봄이면 특별히 벚꽃을 보러가지 않아도 지천으로 봅니다 산복도로변, 창원 교육단지 주변, 진해만 넘어가면 안민고개 길 여좌천, 내수면 생태공원 도시전체가 벚꽃천지이니까요. 원래 사진을 찍는 분들은 꽃이 만개하는 날짜를 체크해서 계획적으로 ..

산청 학이재서 시 수업했어요

산청 학이재서 시 수업했어요 계절이 바뀌면 ' 시교실' 샘들...' 시는 안에 있네 ! 아니 바깥에 있네' 답 없지요 하여튼 나갈 기회만 있으면 나가고 싶어합니다 시 사부님께서 산청 학이재서 6월에 축제하더라고 다녀온 감상 쬐끔 얘기하셨는데 ' 담주 거기 가서 수업 합시다' 일사천리로 합의... 국회도 이런 주제면 합의가 빨리 될까요? 학이재는 묵곡 함안(咸安) 이씨(李氏)들의 재실이었답니다. 건물이 140년 정도 되었는데 증조 할아버지 유학자 혜산(惠山) 이상규(李祥奎)라는 성함을 가진분이 집안 자녀들 공부를 가르치기 시작해 차츰 이웃 아이들도 불러 모아 강의를 한 일종의 서당기능을 했습니다. '학이재'라는 이름 역시 공자의 논어 첫 머리 '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아 ' 배우고 익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