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유홍준 시, 시교실

모란/ 유홍준

생게사부르 2020. 6. 8. 18:14

 

모란/ 유홍준

 

 

고향 흙을 담아

꽃을 심는다

 

고향 흙은 푸슬푸슬하다

고향 흙은 자꾸만 어딘가로 가려고 한다

 

내 고향 흙은 마사토, 아무리 뭉쳐도 뭉쳐지지가 않는다

 

일평생 뭉쳐도

내 마음은

도대체 뭉쳐지지를 않는다

 

어떤 꽃을 심어도 내 고향 흙은 붉은 꽃만을 피운다

 

 

*    *    *

 

 

유홍준 샘이 오랫만에 시집을 묶으셨다

역시 선생님 스타일의 시

산청 집에 뭐 심을지 한참 고민 하셨는데

모란도 심으셨을라나...

 

'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

시인동네 시인선 127

 

 

모란 잎은 셋으로 나뉜 물칼퀴, 작약은 나선형 한 잎으로 구분한다

꽃으로 구분하는 건 나로선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