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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선인장/ 정성원

손가락 선인장/ 정성원 장마가 시작되면 마르는 것을 생각 해 비의 그림자가 버석거린다 냄새는 말캉하고 죽으면서 말캉한 비 젖는 곳이 있다면 한쪽은 증발하는 마음 공평한 방식으로 비가 내린다 비의 얼룩이 지워지면 백단이 핀다 오아시스로 가자, 서로의 손가락을 깨물며 광활한 모래언덕으로 가자 갈망은 처음부터 목이 마르는 목적을 가졌지 그것은 행선지를 방황하는 모래 알갱이처럼 우리의 방황이 깊어진다는 말 등을 구부릴 때마다 굴곡진 생의 촉수를 달고 한번도 내 편인 적 없는 너를 생각할래 백단 숲에 손가락이 핀다 알수 없는 감정이 괜찮다는 표정으로 흔들린다 비의 내용을 기록하는 손가락이 버석거린다

사라져 가는 것들...

창원 시민 문화공간 발굴단 다니다 보면 한 때는 일상이었지만 이제 사라져 가는 것들을 찍을 때가 있다. 내가 찍은 것도 있고, 팀에서 올려 준 사진도 있다 지나 간 것들은 늘 그립고 정겹다. 용마고에서 지하련 주택으로 올라가는 골목길에 있었다 이전 강남극장 바로 앞에 있는 곡물가게에서 찍었다 사진 찍는 모습을 보고 주인 아주머니께서... ' 40년을 이 자리서 고대로 있었으니 그것들도 나이를 먹었네요.'

사진 이야기 2020.07.25

휴가

딸의 휴가 이전에 함께 근무한 샘들 만나 얼굴 보고 저녁 한 끼 같이했습니다 대부분 이번 주 방학이라네요. 물론 방학 들어가기 전 기말고사 출제하고 채점한다고 고생들하셨을 테고요 열심히 일한 자 쉬어야지요 터키 여행 계획되어있는 분 계셨고... 장마로부터 시작되는 휴가에 일본과는 거의 전쟁 수준의 경제상황입니다만 직접 사업이나 경제관련한 직업이 아니면 멀게 느껴지긴 합니다 다만 자신도 모르게 스며있는 일본 자본에 좌우되는 소비형태를 점검하고 한 시기 끓고 마는 냄비가 아니라 길게 이어지는 의식과 실천의 전환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 저는 소소하게 친정 형제자매들 휴가 있고 멀리 가는 건 아직 계획에 없어서 당분간은 등단을 위한 시 공부에 매진하고 있습니다만 딸이 다니는 휴가지는 늘 좀 이색적이어서 사진만 봐..

동해안 여행

여름 동해안 여행 호미곶을 거쳐 등대박물관, 망양휴게소, 죽변항을 거쳐 덕구 온천에서 1박을 했네요. 세 시간 이상 올라 간 시간이 아까워서 대학 다닐 때 가 보고 그간 갈 기회가 없었던 불영계곡 삼척 등을 둘러보고 싶었습니다. 첫째날은 빗 방울이 간혹 뿌리긴 했어도 우산 안쓰도 다닐 정도였거든요 지리산 쪽에 계시는 분 얘기로는 하늘이 구멍이 났는 지 폭우가 쏟아진다 하더니 이튿날은 비구름대가 중부지방과 동해쪽으로 이동을 했는지 비가 심하게 쏟아지는 바람에 다음을 기약하고 내려 왔습니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특별히 미식가가 아니라도 은근히 먹는 음식이 신경이 쓰입니다. 구룡포 쪽에 대게를 많이 먹는 편인데 여름이다보니 물회를 먹었고요. 뒷날 점심 먹을 때가 마땅치 않아서 경주로 들어가서 먹게 되었습니다 맷돌..

나의 서재

나의 서재 요즘은 왠만해서 가정집에 방문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장을 모두 전문적인 공간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치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개인주의적인 서구 사회에서는 그 사람과 친한 정도를 나타내는 중요 한 방법으로 집에 불러서 손수 만든요리를 대접하거나 성인일 경우 집에 있는 술을 한병씩 들고와 파티를 하는 방법이 흔하다. 간혹 오래된 지인이 집들이를 하거나 허물이 없는 경우 집을 방문하면 나의 첫번째 관심은 책이다. 서재가 갖추어져 있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한 인간의 사고가 갖추어지는 몇 가지 계기 중에 그 사람이 어떤 유형의 책을 읽느냐는 나와 정신이 통하는지 아닌지를 알게 해 주는 좋은 통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소 특별히 말을 많이 하지 않아..

산문- 오해와 이해

오해와 이해 수영은 물에서 하는 운동입니다. 수영이 스포츠로서 대중화되고, 일상이 된 요즘 시대에 참으로 우스운 얘기일 수 있지만 생활의 폭이 넓지 못하여 일반 상식이 부족했던 나는 젊은 시절, 수영에 대해 다소 편견이랄수 있는 오해를 하고 있었어요. 수영, 음전치 못하게 옷을 홀딱홀딱 벗어야 하는, 자신의 신체를 헤프게 노출해야 하는 운동이라는 생각 말입니다. 대다수 공부를 해서 진로를 대비해야 하는 시기, 머리 쓰기 싫어서 몸으로 살아가는 길을 선택한 아이들이 흔히 하는 것이 운동이라는 생각도 했고요. 자신의 진로로 선택한 아이들은 또 그렇다치고 그 많은 운동종목이나 취미활동을 두고 꼭 수영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까지요. 그 편견의 시초가 어딘지 찾아 올라 가 봤습니다. 70년대 초반, 여중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