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으로 완성되는 삶
앞서 살았던 분들, 요즘은 한 사람의 일생을 보면서 그분의 죽음까지 함께 살피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저 역시 살았던 날이 적지 않으면서 인생의 시계 추錘가 생명 탄생보다 죽음 소멸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그럴 것입니다. 아직도 하고 싶은게 많아서 여기저기 기웃거리지만
사실 이제 이 세상에서 정말 궁금한 거는 딱 하나
.
언제 어떤 상황으로 죽을 것인가?
정신과 몸이 어느정도 제 의지로 통제 가능한 채 잘 죽고 싶다는 바람 하나입니다.
제 블로거에 ' 일본군 위안부' 포스팅이 여럿 있었습니다.
제가 여성이고, 국사교사였기도 했고... 특별히 신념으로 정한 바 없지만 출세나 경쟁보다
' 인권평화' ' 조화, 균형' 같은 가치를 기본적으로 수용하고 실천하면서 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태생이 자유주의자고 공동체적인 삶을 특별히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살아왔기에
제가 몸담아 왔던 곳에서의 ' 교육 운동' 외에는 후원하거나 지지찬성하는 정도의 사회운동 참여가 전부여서
시민단체나 사회활동가의 삶에 대해 잘 모릅니다만 최근 ' 정의연' 사태 기사 보면서 안타까운 맘이 듭니다
시민단체 운동이라는 게 자기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나머지 시간으로 활동을 한다는게 쉽지 않습니다
상근자를 두게되는 이유이고요. 윤미향씨 같으면 직업이나 다름 없었겠습니다.
발단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당사자의 ' 아이콘' 으로 활동해 왔다는 할머니와 그 피해를 역사적 사건으로
사회운동으로 확산시키는 일에 종사해 온 시민활동가 사이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원래 이런 ' 정신적인 가치'에 해당하는 일들
그 정신이 눈에 보이는게 아니라서 결국 그들의 말과 드러난 행동, 삶의 흔적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는데요.
원래 ' 진심' 이고 ' 본질' 이라 생각하는 것도 나를 떠나면 자기 이익이나 필요에 따라
이용되고 각색되기도 하는 게 사람사는 세상이어서
윤정옥, 김혜원 같은 정대협 초창기 분들 인터뷰나 생각들을 주로 읽어봤습니다.
이분들이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나 함께 나이가 드셨네요.
댓글들 보면 그래도 ' 곁가지'인지 ' 본질'인지 제대로 판단하는 분들이 많아서 대한민국이라는
민주시민사회 의식의 정도가 가늠되기도 합니다.
한 인간의 생이 초지일관
초심을 끝까지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그렇기에 그런 삶을 살았던 분들을 존경하게 되는 것이지요.
작년에 돌아가신 김복동 할머니의 삶은 불행했던 한 개인의 역사가 공동체 전체의 역사로
' 일본군 성노예' 에서 ' 평화인권 운동가'로 자리매김하게 됨을 보게됩니다
“나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이지만, 그래서 지금도 매주 수요일이면 일본대사관 앞에 서서 우리에게 명예와
인권을 회복시키라고 싸우기를 계속하고 있지만, 지금 세계 각지에서 우리처럼 전시 성폭력 피해를 입고 있는
여성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여성들을 돕고 싶습니다.”
- 2012년 3월 8일(세계여성의 날), 나비기금 설립 기자회견에서 김복동 할머니의 선언
“나도 일본군에 의해 ‘위안부’ 피해를 입었지만,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군에 의해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들에게 한국 국민으로서 사죄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살아있는 동안에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열심히 나비기금을 모아서 지원하겠습니다....
앞으로 커가는 후손들과 어린애들은 절대로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되니, 각국 나라에서 전쟁이 없는 나라가
되도록 힘을 써주면 좋겠습니다.”
- 2014년 3월 8일, 베트남 전쟁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들에게 사죄와 연대메세지
“우리 나라도 서로가 화합하여, 서로가 한발씩 물러나서 남북통일이 되어서 전쟁없는 나라 다시는 우리들과
같은 이런 비극이 안생기도록 전쟁없는 나라가 되어서 여러분들의 후손들은 마음놓고 살아가는 것이
나의 소원입니다.”
- 2016년 10월 5일, 수요시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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