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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원도심 탐방 후기 1

마산 원도심(창동, 오동동 , 어시장 일대) 1 2020. 창원 도시재생센터 도심탐방대 - 마산 원도심(창동 오동동 어시장)을 돌아보고 2020년 창원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주관하는 도심 탐방대가 출발했습니다. 출발 전날 ‘ 시민 문화공간 발굴단’ 에 함께 참가하는 센터해설사 김경년씨가 카톡방에 그 내용을 올리자 마자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참가하겠다고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사실 이미 10여년전 쯤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엄청 참가하고 싶었음에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지요. 현직에 있을 때 였는데 평일인지 토요일이었는지 이제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체력적으로나 맘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 했었습니다. 대신 다짐을 했지요. ‘ 퇴직하고 시간 여유가 생기면 반드시 실천해 봐야지’ 하고 예..

선택의 가능성/ 쉼보르스카

선택의 가능성/ 쉼보르스카 영화를 더 좋아한다. 고양이를 더 좋아한다 바르타 강가의 떡갈나무를 더 좋아한다. 도스토옙스키보다 디킨스를 더 좋아한다 인간을 좋아하는 자신보다 인간다움 그 자체를 사랑하는 나 자신을 더 좋아한다. 실이 꿰어진 바늘을 갖는 것을 더 좋아한다. 초록색을 더 좋아한다. 모든 잘못은 이성이나 논리에 있다고 단언하지 않는 편을 더 좋아한다. 집을 일찍 나서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의사들과 병이 아닌 다른 일에 관해서 이야기 나누는 것을 더 좋아한다. 줄무늬의 오래된 도안을 더 좋아한다. 시를 안 쓰고 웃음거리가 되는 것보다 시를 써서 웃음거리가 되는 편을 더 좋아한다. 명확하지 않은 기념일에 집착하는 것보다 하루하루를 기념일처럼 소중히 챙기는 것을 더 좋아한다. 나에게 아무것도 섣불리 ..

단풍여자 고등학교/윤동재

단풍여자고등학교/윤동재 어느 시도에 있는지 아는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한 여자고등학교 교장선생님 어느 해 가을 아침 직원조회 때 마이크를 잡고 오랜만에 한 말씀 하시기를,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교정에 떨어져 있는 단풍을 누구도 쓸어 담지 마시오 나무에 붙어 있는 단풍이든 땅에 떨어진 단풍이든 단풍 한번 눈여겨보지 않은 학생이 어머니가 되거나 세상을 이끌어나가는 지도자가 된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서늘하고 등골이 오싹해요 교장선생님 말씀을 단풍들도 전해들었다는 말일까 그해 가을 우리나라의 단풍들이 모두 그 여자고등학교로 몰려 들었습니다 그 바람에 그 여자등학교는 단풍여자고등학교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단풍여자고등학교라 불리고 있습니다 * * * 너무 천연덕스러워서 어디 ' 단풍' 이라는 지명이 있고 정말 단풍여고..

멕시코 죽은자의 날 과 할로윈 차이

멕시코 ' 죽은자의 날'과 할로윈 데이의 차이 인터넷 매체, 유튜브 영상등이 글로벌화를 부추기기도 합니다 코로나 이전 여행이나 해외생활을 통해 다른 사회, 다른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기도 했고 실제 외국인들이 많이 들어와 살고 있기에 할로윈 데이는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졌고 실제 이벤트를 하는 곳이 많습니다. 특히 자라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 같은 곳... 그러나 멕시코의 ' 죽은자의 날'에 대해서는 아직 낯선 것 같습니다. 둘 다 ' 귀신, 마녀, 해골' 같이 죽은자와 관련이 있는 것은 공통이지만 둘의 성격이 조금 다르네요. 죽은자의 날 (Dia de los Muertos 디아 델 로스무에르또스), Dia de Muerto, The day of the death) 죽은자들을 기리는 멕시코만의 독특한 ..

할로윈 데이와 정월 대보름

할로윈 데이와 정월 대보름 영어를 배우게 되고 글로벌화 한데다 서구와의 교류가 많아지면서 할로윈 데이는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졌습니다 영어가 학교 교육과정에 들어오게 되어 딸이 영어를 필수로 배우게 된 시기가 초등 3학년 ?? (1990년 후반) 윤선생 가정학습 방문샘이 집으로 오기도 하고, E.C.C 라고 외국인과 직접 대면하는 학원에 다니기도 했습니다. 언어를 배운다는 건 단순히 말을 배우는 것만이 아니라 그 나라 문화를 알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가 빵(bread)을 단순히 빵이라고 할 때 서양은 '생계"라는 개념이 포함되고 또 우리가 큰 덩치로만 알 때 영어를 배우게 되면 와플 (스트룹 와플, 코로플), 바게트, 베이글을 구분하게 됩니다. 빵과 과자의 구분은 쉽지 않지만 브라우니(초코, 딸기 등 사용..

유홍준 시인 청마 문학상 시상식

축하가 늦었네요. 통영시문학상 4개 부문 최종 수상작 선정 청마 유홍준(시), 김춘수 이은규(시), 김상옥 우은숙(시조), 김용익 최진영(소설) ▲통영시문학상 수상자(사진 위 왼쪽부터) 유홍준, 이은규, 우은숙, 최진영 작가. ⓒ통영시 올해 수상작으로는 청마문학상에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유홍준, 시인동네), 김춘수 시 문학상에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이은규, 문학동네), 김상옥 시조문학상에 ‘그래요, 아무도 모를거에요’(우은숙, 시인동네), 김용익 소설문학상에 ‘겨울방학’(최진영, 민음사)이 선정됐다. 상금으로 청마문학상 수상자에게는 2000만 원, 그 밖의 수상자에게는 1000만 원씩 총 5000만 원의 창작지원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10월 중 사회적 거리두..

단풍속으로/ 박명숙

단풍속으로 / 박명숙 드디어 산빛은 가속을 내고 폭풍처럼 불길이 들이닥칠 때 티끌도 흠집도 죄다 태우며 미친 하늘이 덤벼들 때 맞습니다. 길은 보이지 않고 바람이 우리 몸뚱이 통째로 말아버리면 어디선가 어둠도 저린 발가락 피가 나도록 긁고 있겠지요 접었던 시간의 소매를 내리며 먼 기억들이 박쥐처럼 날개를 펴고 휘몰아치는 단풍속으로, 속으로 마구 날아드는 것이겠지요 끝도 없이 서로 얼굴을 부딪치며 세상의 굽이마다 서로 얼굴을 부딪치며 세상의 굽이마다 떨어져 쌓일 때 서둘러 낭떠러지가 올라오고 있는 것이겠지요, 지금 * * * 좀 오래 된 시임에도 여름 폭풍우 휘몰아치 듯 파도가 휘몰아쳐 윈드서핑하는 사람을 감아 올리 듯이 미친 듯이... 휘몰아 치는 단풍의 폭풍 서둘러 낭떠러지가 올라오고 있다는... 어제..

싱싱한 죽음/ 김희준

싱싱한 죽음/ 김희준 편의점에는 가공된 죽음이 진열 돼 있다 그러므로 꼬리뼈가 간지럽다면 인체신비전 같은 상품을 사야한다 자유를 감금당한 참치든 통으로 박제된 과육이든 인스턴트를 먹고 유통기한이 가까운 상상을 한다 여자를 빌려와 글을 쓰고 사상을 팔아 내일을 외상한 다 통조림에는 뇌 없는 참치가 헤엄쳤으나 자유는 뼈가 없다 냉장고를 여니 각기 다른 배경이 담겨 있다 골목과 심해 다른 말로 배수구, 그리고 과수원 세번 째 칸에 는 누군가 쓰다버린 단어가 절단된 감정으로 엎어져 있다 빌어먹을 허물 싱싱하게 죽어 있는 편의점에는 이름만 바꿔 찍어내는 상품이 가지런하고 형편 없는 문장을 구매했다 영수증에는 문단의 역사가 얼마의 값으로 찍혀 있다 가을호. 시와 문화사, 2018 * * * 오늘 대..

분장, 자기 표현

분장, 자기표현 가을은 축제나 행사가 많은 계절인데, 조심하면서 판을 펴고 조심하면서 참가를 해야 할 듯... 행사나 이벤트 장에 가면 스티커나 혹은 그림타투를 그려 주는 일이 많습니다 아이들 얼굴이나 팔, 손목에 행사와 관련한 혹은 관계없는 예쁜 그림, 꽃이나 나비 같은 걸 새기게 되지요. 문신처럼 반영구적이지 않지만 하루 즐겁습니다 자신의 몸에 꽃이 피고 나비가 앉아 하루 식물이 된 듯한 기분..... 젊은 부모나 변화를 잘 따라가는 젊은 할머니 할아버지도 손자 손녀가 그리는 일에는 기꺼이 동참을합니다만 ' 신체발부 수지부모' 란 유교문화까지 갈 것도 없이는 나중에 지우는 뒤처리 생각하면 귀찮아서 본인이 선뜻 하지는 않습니다 전통사회에서는 귀신이나 악귀를 물리치는 일을 담당하는 사람(무당 같은)들이 ..

사진 이야기 2020.10.18

맨 처음/ 신정민

맨 처음/ 신정민 사과는 사과꽃에 앉은 별의 더듬이가 맨 처음 닿은 곳에서 썩기 시작한다 바람이 스쳐간 곳, 햇볕이 드나들며 단맛이 들기 시작한 곳, 맨 처음 빗방울이 떨어진 곳 사과는 먼 기찻길에서 들려온 기적소리, 사과의 귀가 맨 처음 열린 곳에서 썩기 시작한다 익어가는거야, 씨앗을 품고 붉어지기 시작한 곳에서 사과는 썩기 시작한다 썩고 있는 체온으로 벌레를 키워 몸 밖으로 비행을 꿈꾼다 온 힘을 다해 썩는 사과는 비로소 사과가 된다 전북전주 2003 부산일보 신춘 2008 꽃들이 딸꾹,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