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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 부재,서풍부 김동리-세월

부재(不在) /김춘수 어쩌타 바람이라도 와 흔들면 울타리는 슬픈 소리로 울었다 맨드라미,나팔 꽃, 봉숭아 같은 것 철마다 피곤 소리없이 져 버렸다 차운 한 겨울에도 외롭게 햇살은 청석(靑石) 섬돌 위에서 낮잠을 졸다 갔다 할일없이 세월은 흘러만 가고 꿈결같이 사람들은 살다 죽었다. 세월 / 김동리 세월 가는 것 아까워 아무일도 못한다, 그것은 여행을 떠나기에도, 또는 사랑을 하기에도 아깝다 책을 읽거나 말을 건네기에도 아깝다 전화를 받거나 손님을 맞기에는 더욱 아깝다 아까워 세월은 아무것에도 쓸 수 없다 흘러가는 모든 순간을 앉아서 똑 바로 지켜나 볼수 밖에 서풍부 너도 아니고 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데, 꽃인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간다 지나간다 환..

백제권 1, 왕궁리 탑, 익산 미륵사지 석탑

백제 문화권(1) 부여 왕궁리 5층석탑, 익산미륵사 탑 겨울 여행은 눈을 각오합니다. 특히 서해안이나 전라도 이상 올라가게 되는 방향이 목적지가 될때는요. 경상도에서는 아무래도 신라권인 경주에 비해 백제권으로 갈 기회가 많지 않은지 한번씩 별러서 가게 된다고나 할까요 원래 탑(塔. stupa. 파고다)은 인도에서 부처님 무덤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중국으로 오면서 전탑(흙을 구워 만든 벽돌로 쌓음), 우리나라는 화강암이 많아 석탑이 많습니다. 일본은 목탑이 주를 이루게 되고요. 우리나라에서도 맨 처음 목탑이 만들어집니다만 목탑은 조각이나 세공이 쉬워서 예쁘게 만들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벌레먹고 화재에 약한 특징을 지녀서 오래 남아 있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섬나라인 일본과 달리 반도국으로 전쟁이 잦은 우리나..

불속의 길/김현숙

불속의 길/김현숙 살붙이였던 헌 옷가지들과 낡은 기억들에 불을 놓는다 허울의 흔적마저 떨쳐 내려는 나를 풀들이 빠안히 쳐다본다 기웃거리며, 삐죽거리며 주저 앉은 시간들이 일순 불꽃으로 황홀하다 마침내는 연기로 날고 싶다 허울도 덜 무거운 것만 날개에 싣고 떠나는 구나 재로 뒤처진 것 흙으로 스며들까 좋아하는 풀이나 나무 가까이로 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