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종 2.
늙고 병든 세상에게
자꾸자꾸 물을 줘야해요
나무도 사람도 죽지 않게
죽음이 공기처럼 떠도는 시절에
그게 우리가 숨쉬는 이유
그게 우리가 꿈꾸는 이유
당신의 마음, 당신의 몸은
얼마나 깊은 샘입니까
사람의 기쁨과 슬픔의 가락으로
그 보석의 가락으로 솟는 샘
가슴도 손도 꽃피고
나무와 풀
집과 굴뚝들도 꽃 피게
초록초록 자라게
땅의, 보석의,
온 몸의 가락을 다해 솟는 샘
하룻밤 자고 나면
한 뼘씩 자라는 굴뚝의 어린 시절
던지는 돌에 날개 돋는 어린 시절
돛단 지평선의 어린 시절
오, 경이의 어린 시절
늙고 병든 이세상에게
그 시절을 되찾아 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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