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속의 길/김현숙
살붙이였던
헌 옷가지들과 낡은 기억들에
불을 놓는다
허울의 흔적마저 떨쳐 내려는
나를
풀들이 빠안히 쳐다본다
기웃거리며, 삐죽거리며
주저 앉은 시간들이
일순 불꽃으로 황홀하다
마침내는 연기로 날고 싶다
허울도 덜 무거운 것만
날개에 싣고 떠나는 구나
재로 뒤처진 것
흙으로 스며들까
좋아하는 풀이나 나무 가까이로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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