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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

나의 서재 요즘은 왠만해서 가정집에 방문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장을 모두 전문적인 공간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치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개인주의적인 서구 사회에서는 그 사람과 친한 정도를 나타내는 중요 한 방법으로 집에 불러서 손수 만든요리를 대접하거나 성인일 경우 집에 있는 술을 한병씩 들고와 파티를 하는 방법이 흔하다. 간혹 오래된 지인이 집들이를 하거나 허물이 없는 경우 집을 방문하면 나의 첫번째 관심은 책이다. 서재가 갖추어져 있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한 인간의 사고가 갖추어지는 몇 가지 계기 중에 그 사람이 어떤 유형의 책을 읽느냐는 나와 정신이 통하는지 아닌지를 알게 해 주는 좋은 통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소 특별히 말을 많이 하지 않아..

첫눈, 조선의

첫눈/조선의 통절한 믿음 하나 있다 기다리면 기어이 이룬다는, 내일에 거는 약속 같은 거 폴폴, 생각에 잠긴다 살면서 마구 흩어버린 것들과 겨루었던 것들 그대, 꿈속이듯 오랫동안 당신이 그 기쁨이었으면 바랬을 때 먹으로 글씨를 써도 첫눈은 하얗고 근심으로 삶을 받들어도 흰 눈의 평화처럼, 귀한 이름이여 눈 오는 날 외톨이로 섧지 않으랴 사랑도 미움도 외로움도 사람에게서 나오는 이치이거늘 차가운 피를 혼자서는 껴안지 못하고 기도 위에 무릎 꿇으니 영원한 것만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삶이 그러하거니 하얀 눈 밟고 되돌아올 수 없거든 누구에게나 사랑을 보태게 하라 빙화(氷花)의 목숨 안에 결벽을 쌓을지라도, 그대여 아직 내가 못다 지은 죄로 병이 깊어지고 차례로 섬기듯 첫눈을 바라노니 참, 단순한 슬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