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1052

유홍준 앉아서 오줌누는 남자, 이규리 서서 오줌누고 싶다

유홍준 앉아서 오줌 누는 남자 내 친구 재운이 마누라 정문순 씨가 낀 여성문화 동인 살 류쥬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앉아서 오줌 누는 남자 동국 대학교 사회학과 강정구 교수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어이 쿠, 했다 나도 앉아서 오줌 눈지 벌써 몇 년, 제발 변기 밖 으로 소변 좀 떨구지 말..

정화진 장마는 아이들을 눈 뜨게하고

정화진 장마는 아이들을 눈 뜨게하고 쉼 없이 비가 내리고 있었어요 장독마다 물이 가득차 있고 아이들이 물에 잠겨 있지 뭐예요 아가씨, 이상한 꿈이죠 아이들은 창가에서 눈 뜨고 냇물을 끌고 꼬리를 흔들며 마당가 치자나무 아래로 납줄갱이 세 마리가 헤엄쳐 온다 납줄갱이 등 지느러미에 결 고은 선이 파르르 떨림다 아이들의 속눈썹이 하늘대며 물위에 뜨고 아이들이 독을 가르며 냇가로 헤엄쳐 간다 독 속으로 스며드는 납줄갱이 밤 사이 독 속엔 거품이 가득찬다 치자향이 넘친다 그건 사실이 아니잖아요 새언니, 그건 고기알이었어요 냇가로 가고 싶은 아이들의 꿈 속에 스며든 것일뿐 장마는 우리 꿈에 알을 슬어 놓고 아이들을 눈 뜨게하고 향기로운 날개를 달게하고 아이들은 물속에서 울고불고 날마다 빈 독을 마당에 늘어 놓게하..

최금진 아파트가 운다

아파트가 운다 / 최금진 가난한 사람들의 아파트엔 싸움이 많다 건너뛰면 가닿을 것 같은 집집마다 형광등 눈밑이 검고 핼쑥하다 누군가는 죽여달라고 외치고 또 누구는 실제로 칼로 목을 긋기도 한다 밤이면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유체이탈한 영혼들처럼 기다란 복도에 나와 열대야 속에 멍하니 앉아 있다 여자들은 남자처럼 힘이 세어지고 눈빛에선 쇳소리가 울린다 대개는 이유도 없는 적개심으로 술을 마시고 까닭도 없이 제마누라와 애들을 팬다 아침에는 십팔평 칸칸의 집들이 밤새 욕설처럼 뱉어낸 악몽을 열고 아이들이 학교에 간다 운명도 팔자도 모르는 화단의 꽃들은 표정이 없다 동네를 떠나는 이들은 정해져 있다 전보다 조금 더 살림을 말아먹은 아내와 그들을 자식으로 두고 죽은 노인들이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 교과서를 족보책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