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죽음/ 김희준 편의점에는 가공된 죽음이 진열 돼 있다 그러므로 꼬리뼈가 간지럽다면 인체신비전 같은 상품을 사야한다 자유를 감금당한 참치든 통으로 박제된 과육이든 인스턴트를 먹고 유통기한이 가까운 상상을 한다 여자를 빌려와 글을 쓰고 사상을 팔아 내일을 외상한 다 통조림에는 뇌 없는 참치가 헤엄쳤으나 자유는 뼈가 없다 냉장고를 여니 각기 다른 배경이 담겨 있다 골목과 심해 다른 말로 배수구, 그리고 과수원 세번 째 칸에 는 누군가 쓰다버린 단어가 절단된 감정으로 엎어져 있다 빌어먹을 허물 싱싱하게 죽어 있는 편의점에는 이름만 바꿔 찍어내는 상품이 가지런하고 형편 없는 문장을 구매했다 영수증에는 문단의 역사가 얼마의 값으로 찍혀 있다 가을호. 시와 문화사, 2018 * * * 오늘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