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양양 하재연

생게사부르 2020. 7. 19. 11:24

양양/ 하재연

 

 

열 마리 모래무지를 담아 두었는데

바다로 돌려보낼 때

배를 드러낸 채 헤엄치지 못했다고 한다

 

집에 와 찾아보니

모래무지는 민물고기라고 했다

 

누군가의 생일이라 쏘아 올린 십연발 축포는

일곱발만 터져 행운인지 불운인지 모르겠다고

 

노란 눈알이 예뻤는데

 

물고기는 눈을 감지 못하니까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한다고 했다

 

 

양양/ 하재연

 

물고기를 잡아야 돌아 갈 수 있다고 했다.

네 손바닥에 놓인 것이 조용했다.

 

해마도 물고기냐고 물었다.

해마는 말을 닮은 물고기라고 했다.

 

눈 뜬 해마는 식물 같아,

수컷이 새끼를 낳는다지.

 

너는 해마가 약으로도 쓰인다고

멸종위기라고

 

물에 사는 고기들이

다 고기인 건 아니라고

 

다음날이 도착했는데

 

죽은 해마와

나는 사람이 먹어야만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우주적인 안녕> 문학과 지성사. 2019

 

 

 

부산 태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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