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유홍준 시, 시교실

유홍준 어머니 독에 갇혀 우시네

생게사부르 2018. 5. 7. 12:20

유홍준

 

 

 

어머니 독에 갇혀 우시네


어머니 커다란 독에 갇혀
우시네 엉덩이가 펑퍼짐한 어머니
텅빈 독 속에 갇혀 우시네
똬리 틀고 들어앉아
우시네 자식을 일곱이나 낳은
어머니 아랫배가 훌쭉한 어머니
배암으로 우시네 두꺼비로 우시네
마른 바람의 혓바닥으로 우시네
텅 텅 독을 빠져나갈 수가 없어서
텅 텅 텅 텅 빈 독 두드리며 우시네
속절없이 먼 하늘 바라보며 우시네
일흔 살 어머니 두드리면
댕그랑 댕그랑 맑은 울음 우는 빈 독
나, 손마디로 두드리며 묻네

간장 같은 된장 같은 어머니, 거기 계셔요?


그 울음도 그리운, 청국장 같은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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