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유홍준 시, 시교실

방울토마토 유홍준

생게사부르 2018. 4. 6. 08:05

방울토마토/ 유홍준

 

 

 

붉은 시간의 丸환들이 접시 위에 가득 담겨있다

 

어디로든 가고 싶다 물기에 젖은

둥근 눈들이 나를 올려다본다

 

붉은 눈알을 수십 개 집어삼킨

저녁의 검은 혓바닥 위로 나는 질주한다

 

빈 접시 위에

허공을 붙잡으려고 안간힘을 쏟았던 손목들이 놓여있다

 

붉은 시간의 丸들이 울부짖으며 저녁을 쥐어뜯으면

우리는 모두 접시를 놓치고 비명을 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