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없는 말을 찾으려고 허리까지 다녀왔다/ 이원하 하늘에 다녀왔는데 하늘은 하늘에서도 하늘이었어요 마음 속에 손을 넣었는데 아무 말도 잡히지 않았어요 먼지도 없었어요 마음이 두개이고 그것이 짝짝이라면 좋겠어요 그중 덜 상한 마음을 고르게요 덜 상한 걸 고르면 덜 속상할테니깐요 잠깐 어디 좀 다녀 올게요 가로등 불빛을 좀 밟다가 왔어요 불빛 아래서 마음에 없는 말을 찾으려고 허리까지 뒤졌는데 단어는 없고 문장은 없고 남에게 보여줄 수 없는 삶만 있었어요 한 삼 개월 실눈만 뜨고 살테니 보여주지 못하는 이것 그가 채갔으면 좋겠어요 * * * 신춘문예 등단 작품 ' 제주에서 홀로 살고 술은 약해요' 제목부터 기존 시에서 보기 어려운 상큼 발랄, 통통 튀면서 ' 수국의 즙 같은 말투를 가지고 싶' 다더니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