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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하 거꾸로 일력

거꾸로 일력/ 김예하 벽에 걸린 새벽이 낱장입니다 하루를 들었다 놓았다 오늘을 달래주세요 푸른 시간들이 내일 한장, 마른 잎 두장...지우고 있습니다 카운트다운은 사절입니다 나의 시간들을 철봉대에 거꾸로 매달아 놓고 뒤편의 변수를 숭배하기로 했어요 내 손바닥 안에서 쥐락펴락한 것들, 캄캄할수록 더 명징한 한 줄기 빛이 아니라서 오늘이 끝점을 향해 점점 얇아집니다 빛도 호흡곤란이 있습니다 저 초록의 부스러기들 나를 비울 때까지, 내일의 운세는 인욕입니다 틈 사이로, 새벽이 나를 한장 떼거나 넘기는 방식으로 - 2018. 계간 ' 시현실' 신인상

마산 성 요셉 성당

마산 성요셉 성당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 합포구 완월동 마산 성지여중고 안에 있는 일제 강점기 건축물로 2000. 1.31일 건립 100주년에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 제 283호로 지정되었다 정방형에 가까운 화강석 여러단을 쌓아 외벽을 축조했으며 그 위에 목조 트러스를 올린 다음 골 함석판을 덮어 지붕을 완성했다 상부박공의 정점에 청동제 작은 종이 설치되었고( 종소리가 내서중리까지 울렸다고...) 창 주위 세장형 아치형으로 돌을 쌓아 단순한 외관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으며 전체적으로는 장식이 절제된 로마네스크 풍의 모습 성당이다 1876년 일본과 강화도 조약을 맺으면서 부산을 개항하게 되고 1880년대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프랑스 등과 잇따라 수호 통상조약을 맺게되면서 이후 원산과 인천을 ..

빌미/ 송미선

빌미/ 송미선 작은 꼬투리를 잡아 달맞이 꽃을 피우기로 했어요 꼬투리를 빌미로 한바탕 춤판을 벌였어요 달이 변하는 것을 모서리와 모서리 틈에서 간신히 볼 수 있었지만 기억을 꺼낼 때마다 달이 조금씩 차오르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어요 당신의 표정에서 좁혀진 미간을 읽을 수 없지만 코의 핑계가 싹 트네요 누구의 입에든 오르내리기 위해 준비해 둔 대답에 알맞은 질문을 만들기로 했어요 그날은 오해라며 침 튀길수록 골은 깊어지고 검지로 넘기던 페이지가 감질나 페이지에 입술을 갖다댔어요 꼬투리를 헤아리는 사람들의 발 끝 고단함을 훑어 봤어요 뒤집어 쓴 모자 속에서 달맞이 꽃이 무더기로 나오네요 스며들 나를 스며든 당신이 밀어내는군요 원근법에 충실한 골목처럼 점점 좁아지는 숨구멍은 곧잘 진땀을 흘리네요 지금은 피노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