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거꾸로 일력/ 김예하

생게사부르 2020. 12. 1. 08:07

거꾸로 일력/ 김예하

 

 

 

벽에 걸린 새벽이 낱장입니다

 

하루를 들었다 놓았다

 

오늘을 달래주세요

 

푸른 시간들이 내일 한장, 마른 잎 두장...지우고 있습니다

 

카운트다운은 사절입니다

 

나의 시간들을 철봉대에 거꾸로 매달아 놓고

 

뒤편의 변수를 숭배하기로 했어요

 

내 손바닥 안에서 쥐락펴락한 것들,

 

캄캄할수록 더 명징한 한 줄기 빛이 아니라서

 

오늘이 끝점을 향해 점점 얇아집니다

 

빛도 호흡곤란이 있습니다

 

저 초록의 부스러기들

 

나를 비울 때까지, 내일의 운세는 인욕입니다

 

틈 사이로, 새벽이

 

나를 한장 떼거나 넘기는 방식으로

 

 

           - 2018. 계간 ' 시현실' 신인상

 

 

*      *      *

 

 

 

 

또 한 장 달력을 떼어내자 들어선 12월

달랑 낱 장이  남습니다.

 

코로나로 시작한

유례가 없는 한 해였습니다.

 

올해 신입생은 제대로 입학도 못해보고 학교를 찔끔찔끔 가 보다가

비 대면 수업으로 선생님들과 급우를 만나다가

이런게 학교생활인가 보다 여기게 되었네요.

이른바 코로나세대 학교생활

 

 

이렇든 저렇든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백신과 치료제가 해결되어

다소나마 일상이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소시민들의 자그마한 즐거움마저 앗아 가지 않기를...

 

 

  

 

 

'시로 여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꽃/ 박은형  (0) 2020.12.06
앵두의 폐사지/ 박은형  (0) 2020.12.04
한영미 이상한 나라 앨리스, 굴레방 다리  (0) 2020.11.28
각시거미/ 이삼현  (0) 2020.11.22
옛, 성윤석  (0) 2020.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