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옛, 성윤석

생게사부르 2020. 11. 18. 08:27

옛,   성윤석

 

 

 

옛, 이라고 첫발음을

떼려다가 그만두었다

 

옛, 이라고 하는 순간

앞은 사람이

울고 있었다

 

투명한 빛을 가진 

술잔엔

 

옛, 이라는 벚꽃잎이

옛, 이라는 집과

창문이

옛, 이라는 사랑이

 

땅거미처럼 다가와서

사태졌다

 

발음만 해도

 

흘러 무너진 곳이

다시 무너지는 곳

 

그 곳이 옛, 이었다

 

 

 

 

*    *    *

 

 

옛날이라 할 것을

옛, 이라해서 시인의 단어가 되고

시가 되는... 

 

 

시인의 다른 시 제목도 생각난다

 

쑥, 척... 단어가 아닌 한 글자만으로도

충분하다

풍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