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當代의 當代의 / 최승자

생게사부르 2020. 6. 23. 08:29

當代의 當代의/ 최승자

 

 

 

내가 믿지 않았던, 내가

인정하지 않았던

그 세월 위에 그래도 녹이 슬고

또 싹이 트느니

 

이제 내가 불러도 대답하지

않을 當代여

 

당신의 외로움이 날

불러냈나,

내 그리움이 당신을

불러냈나,

외로움과 그리움이 만나

찬란하구나,

이 밤의 숱한 슬픔의

친척들이 만나

다정히 꼬리를 깨물고

깨물리우는

이 밤의 슬픔의 불꽃놀이여,

當代의 當代의 슬픔의

집합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