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와 선생이 같이 늙어가고
첫 발령 받고, 첫 담임을 맡아 반장을 한 친구가 간간히
연락이 되고 있었습니다.
간혹 친구들끼리 만나 술 한잔 하다가 동석한 다른친구들을
막 바꾸어 줍니다.
선생님 '저 누군데 기억 나세요? '
그때야 까까머리 짖궂은 중학생이었지만 이제는 같이 늙어 가니
말을 높이기도 낮추기도 곤란한...
띄엄띄엄 연락이 이어지던 그 제자를
작년 가을에 봤습니다.
친구 셋과 함께 모였을 때 가져온 꽃다발입니다.
열 다섯살 까까머리 중딩 남학생들이 쉰이 가까워 오는
나이가 되어 꽃다발 하나로는 부족했던지 두세개 포개서
가져왔습니다.
이전에 미술교생 실습 마치고 가면서 역시 제자가
주고 간 작품 항아리에 꽂으니 인생작품입니다
그 때 선머슴 아가씨 샘은 귀밑머리 희끗희끗
교직을 떠났고, 이제 같이 늙어 가네요.
사회 구석구석에서 제 몫 하면서 열심히 사는 제자들이 있어
교직생활이 결코 아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오늘도 자기 인생 묵묵히 살아내면서 인간의 도리 하면서
살아 갈 제자들에게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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