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야기

제자와 선생이 같이 늙어가고

생게사부르 2016. 2. 17. 23:39

 제자와 선생이 같이 늙어가고

 

 

 

 

 

 

 

 

 

첫 발령 받고, 첫 담임을 맡아 반장을 한 친구가 간간히

연락이 되고 있었습니다.

간혹 친구들끼리 만나 술 한잔 하다가 동석한 다른친구들을

막 바꾸어 줍니다.

 

선생님 '저 누군데 기억 나세요? '

그때야 까까머리 짖궂은 중학생이었지만 이제는 같이 늙어 가니

말을 높이기도 낮추기도 곤란한...

 

띄엄띄엄 연락이 이어지던 그 제자를

작년 가을에 봤습니다.

친구 셋과 함께 모였을 때 가져온 꽃다발입니다.

 

열 다섯살 까까머리 중딩 남학생들이 쉰이 가까워 오는

나이가 되어 꽃다발 하나로는 부족했던지 두세개 포개서

가져왔습니다.

 

이전에 미술교생 실습 마치고 가면서 역시 제자가

주고 간 작품 항아리에 꽂으니 인생작품입니다

 

그 때 선머슴 아가씨 샘은 귀밑머리 희끗희끗

교직을 떠났고, 이제 같이 늙어 가네요.

 

사회 구석구석에서 제 몫 하면서 열심히 사는 제자들이 있어

교직생활이 결코 아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오늘도 자기 인생 묵묵히 살아내면서 인간의 도리 하면서

살아 갈 제자들에게 화이팅입니다. ^^~

 

'사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들이 집에서 키우는 꽃들  (0) 2016.03.06
이 사진 @!!!@  (0) 2016.02.27
떠나는 겨울풍광(2) - 열매와 포자씨앗  (0) 2016.02.13
떠나는 겨울 풍광(1)- 나무  (0) 2016.02.11
담장에 어우러진...  (0) 2015.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