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김륭 키스의 기원

생게사부르 2018. 12. 9. 16:43

키스의 기원


                             김륭


시뻘겋게 달아오른 불판 위에 딱, 한점이 남았다 지글지글
입은 죽어도 잠들지 않는다 그러므로 심증보다 물증을 남겨야 한다
몸을 피우던 죽음이 질겅거리다 딴전 피듯 뱉어낸
꽃술 저, 입술
까맣게 파리 떼처럼 새까맣게 삼겹살 한 점으로 달라붙었던
사람들 눈치껏 젓가락 내려놓고 내 것이 아니라고 우기는
저, 저 문을 열어
혀를 눕히지 못한다면 키스는 완성할 수 없다
그러니까 사랑은,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입을 빌려
까무룩 몸을 닫았다 가는 것이다 사는게 미안해 너무 미안해서
죽음에게 잠시 혀를 빌려 주는 것이다


- 계간 문학마당 2008, 가을호

 

 

 

경남진주 출생 신춘문에 동시 당선

2007.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07. 강원일보

 

 

*        *        *

 

 

꼭 삼겹살에서만이 아니라 탕수육 같은 중화요리도 그렇고 회도 그래요.

함께 먹는 음식에서 꼭 한 점이 남으면 아무도 먹으려고 하지 않더라구요.

치 다 먹고 비운것 처럼... 왜 그럴까요?

우리문화의 미덕 중의 하나, 다른 사람이 먹으라고 양보하는 거겠지요.

 

저는 먹는 음식량이 작고, 제가 평소 먹는 정도 먹고나면

음식이 남든 말든 더 먹지 않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를 다 채우지 않고 일정부분 비워 두기에

남들 배부르게 먹고 나 앉아도 먹을 수 있는 여력은 됩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맨 끝에 남은 한 점 다른 사람들보다는 자주 먹어치우는 편이네요.

 

저는 그런데...그걸 보는 사람들 입장은 어떤지...

'와! 용감하다. 용기있다. 뻔뻔하다? '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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