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이수명 공간의 이해

생게사부르 2018. 12. 12. 14:55

이수명


공간의 이해


둥근 각도를 쏟으며
각목들이 무너져 내린다.
흘러 다니는 각도들에
발을 담근다.
칠이 벗겨진 태양은 어느쪽에서 오는가
낭하에서 홀로 소리치는 광선을 상상한다.
붙잡힐 때 나는 돌발적으로
내가 있는 곳이 된다.
인근의 나라에 따라 들어간다.
어깨를 파먹는 철근 골조를 옮긴다.
내가 소리친
엉겨붙는
구분할 수 없는 자세들을 발굴하기 위해
나는 반복해서 나의 자세를 매장한다.
푸른 핏줄들이 터진다.
나는 내가 보고 있는 것을 발생시키며
발생한 것은 찾지 못한다
나는 잎사귀들을 펼치고 펼치지만
모든 각도가 싸우며 혼미해져서
다른 공간 속으로 이동한다
오늘 내가 들어가지 못하는


           - 계간 '시작' .2009.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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