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정현종 방문객, 갈데 없이

생게사부르 2016. 1. 6. 19:16

    정현종

 

 

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갈데없이

 

사람이 바다로 가서
바닷바람이 되어 불고 있다든지,

아주 추운 데로 가서
눈으로 내리고 있다든지,

사람이 따뜻한 데로 가서
햇빛으로 비치고 있다든지

해지는 쪽으로 가서
황혼에 녹아 붉은 빛을 내고 있다든지

그 모양이

갈데없이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