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이재무, 덧나는 슬픔

생게사부르 2015. 12. 24. 20:48

 

덧나는 슬픔 / 이재무



당신이 나를 떠난 슬픔보다

당신이 내게 남긴 사랑이며 정성

내가 당신께 던진 아픔이며 절망

잊는 일이 더 어렵고 괴롭습니다.

당신이 나를 떠난 슬픔이야

세월의 물결이 와서 다스려 주겠지만

당신이 내게 남기고 간

아픈 삶의 교훈은

세월의 물결에도 자지 않고

자꾸 덧나는 고통이지요



김정란


동구 밖- 내가 기르는 슬픔 한 마리


슬픔 한마리 아주 자연스럽게

마치 그럴 권리가 처음부터
있었다는 듯이

나에겐 물어보지도 않고

덜컥 거기 내 왼쪽 가슴 아래에

어느날부터 척하니 들어와 살고 있지


너 뭐야? 내가 신경질 부리면


그놈 빤히 나를 바라보며
말하지

누이야, 같이살자


그리고 실실 혹인지 종양인지

굳은살인지

그렇게 내 삶에 상감된채

쉬지도 않고 물어대는 거야

어디까지 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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