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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기억 속에 울새를 넣었을까/김필아

누가 기억 속에 울새를 넣었을까/김필아 먹빛 식탁보를 깔고 꽃이 수 놓인 매트를 올려 놓았다. 놋수저에 정갈한 일곱시가 오기를 기다렸으나 울새가 울었다 수백마리가 한꺼번에 요동쳤다. 너의 숲에 울새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퍼덕이던 깃털이 접시에 담긴다 너는 깃털을 씹는다. 씹을 때마다 식탁아래 깃털이 쌓이기 시작한다. 이러다 푹신한 이불을 만들 수도 있겠다고 넌 생각한다. 깃털을 씹고 있는데 몸에서 탄내가 났다. 의자에 몸을 비볐다. 입이 굳어진다 꿈속이 화석처럼 굳어간다 넌 애를 쓰고 있다 누가 자꾸 기억을 가져가는 것 같다고 목덜미를 길게 뽑아 콕,콕 관속을 쪼는 듯한 어스름이 덩굴 숲으로 오고 있다 노인의 졸음처럼 , 뚜르르 울새가 짤막하게 무음( 茂蔭 )속에서 울었던 거 같은 뚜르르, 몇개의 ..

팝콘처럼 터지는 벚꽃

팝콘처럼 터지는 벚꽃 봄, 진해 벚꽃 가을, 진주 유등축제 해마다 다닌 적이 있었지요(과거형). 웅크린 겨울을 지나 터트리고 나오는 사람들, 흘러간 표현대로 한다면 상춘객(?) 이제는 먼 얘기인가요. 이전 사진들입니다 몇 년 전부터 부쩍 외국인들이 많아서 국제적인 명소로 알려졌구나 할 즈음 (CNN에서 한국에서 가 볼 아름다운 곳 50위 안에 선정되었다나 어쩌나) 코로나가 태클을 걸어와서 공식적인 행사를 멈춘 지 2년째 작년에 이어 올해도 ' 군항제'는 취소 사람이 하는 행사는 취소되어도 자연은... 자연이니까 취소가 없습니다 ㅎ 벚꽃은 걍 막무가내 핍니다. 진해는 어디나 벚꽃 천지지만 특히 무리 지어 있는 벚꽃 명소가 있습니다. 해군 사관학교 같은 곳은 행사기간 개방 외에는 제한적이지만 여좌천 로망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