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강연호 작은배가 있었네

생게사부르 2016. 12. 21. 19:12

강연호


작은배가 있었네


그대 데불고 간 세월의 강물 따라
나 흘러가지 못했네
어쩌면 그리움 어쩌면 외로움 같은 것들이
사실은 견딜만한 거 아니냐며 뒷덜미 잡아채는
붉은 신호등에 걸려 멈춘 그때 부터
건널목 이쪽에서 신호 바뀌길 기다리는 동안
서슬 시퍼런 강물 출렁일수록
얼마나 많은 슬픔이 나를 에워싸는지
나 일찍이 철없어 헤아리지 못했네
그대 이미 물결에 떠밀려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가 만나 나누었던 사랑이나 눈물
혹은 희미한 추억의 힘 만으로도
능히 따라 잡을수 있으리라 객기 부렸네
어차피 한번은 다쳐야 할 상처라며
그대 데불고 간 세월의 강물
말라 붙도록 움키고 또 움키었지만
언젠가는 나도 흘러 가야 할 물결이라며
그 동안 밥 잘 먹고 건강하려 애썼지만
아직도 나를 멈춰 세운 붉은 신호등 바뀌지 않고
건널목 이쪽에서 나 마냥 기다렸네
기다리다 늙어 버렸네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나 세상을 구경했네

 

 

 




 

 

*          *          *

 

 

오늘 동지네요.

 

동지가 음력 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中冬至), 그믐 무렵에 들면 노동지(老冬至)

이전 먹고 살기 어려울 때(허기, 영양실조, 비위생 등)

애동지에는 어린아이가 많이 죽고, 중동지에는 청, 장년이 많이 죽고, 노동지에는 노인이 많이 죽는 다는 속설이...

 

그래서 동짓 날이라도 ' 애기동지'에는 팥죽을 먹지 않았다고 하네요.

 

삼신할매는 아이들이 10살이 될 때까지 건강하게 자라도록 돌봐 주는 역할을 하는데

팥은 색이 붉어서 양색인 관계로 음귀를 쫒는데 효과가 있다고 믿어져 왔습니다.

팥죽은 죽은 귀신을 쫒는 역할을 하기에 삼신할매도 귀신이니 아이들 근처 오지 못한다는 거죠.

아이들 안전과 건강을 지켜주지 못하면 안 되니까 팥죽을 먹지 않는거죠

 

낮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태양의 부활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설 다음가는 작은 설의 대접을 받기도 했고요.

그것이 오늘날까지 전해져서 동지 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의미로 전해졌습니다.

 

이전에는 동지날에 새알심을 넣은 팥죽을 쑤어 먹었는데... 요즘은 간편하게 사서 먹기도 합니다.

새알심을 팥죽에 넣고 끓이지 않고 오뎅처럼 꼬치에 꽂아서 팥죽을 찍어 먹는 새로운 종류의 팥죽도 있고

면종류를 좋아 하시는 분들은 팥칼국수도 있어 시대 따라 먹거리 선택의 폭이 넓어졌어요

 

동짓날 팥죽을 쑤어 먹게 된 유래는 중국고사에서 나온 것이라 합니다.

 

중국의' 형초세시기'에 의하면

공공씨의 망나니 아들이 동짓 날에 죽어서 역신, 즉 천연두 귀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아들이 평소에 팥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팥죽을 쑤어 악귀를 쫒게 된 것이라네요.

 

우리나라 팥죽에 새알심을 넣어 먹는 풍습은 건국신화의 '난생설화'에 최초의 왕들이 알에서 태어난 것에

기인한다는 설도있고요.

 

민간에서는 동짓날 부적으로 악귀를 쫒았는데 지방에 따라서는 뱀사(蛇)자를 써서 벽이나 기둥에 거꾸로 붙여 놓아

뱀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풍습도 있었다 합니다.

(요즘에는 이런 일이 없지만 이전의 주택을 생각하면 뱀, 지네, 거미 함께 동거)

 

동짓날 날씨가 온화하고 좋으면 다음 해에 병이 많아 사람이 많이 죽는다고 하고,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추우면 풍년이 들 길조라고도 하는데...

 

세상이 워낙 변해서 그대로 적용이 되지는 않겠지만

오늘 날씨가 궂어서 내년을 기약해 볼까요?

 

한국의 현실이 바닥까지 갈 대로 가서 이제 더 이상 갈 곳도 없지 싶은데

글쎄요... 요즘은 지하 몇 층까지도 내려가는 시절이라서 어디가 바닥인지...

 

기가 또 기회이기도 하니까 파이팅해서 열심히 살아야지요. 뭐!!! 별수가 있간디........요.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

 6세기경 중국 양나라의 종름이 쓴 연중 세시기.

 

이 책은 세시기의 효시격으로 양쯔 강[揚子江] 중류지방을 중심으로 1~12월을 월별로 나누어 민간의 생활풍습을 서술했다.

정월의 폭죽·문신·인일·입춘점·타구, 2월의 석가탄신일·춘분일·한식, 4월의 욕불, 5월의 욕난절·하지절, 6월의 복일,

7월의 견우직녀 취회, 8월의 두화우, 9월의 야연회, 10월의 삭일, 11월의 중동, 12월의 납제·세모,

윤달에는 '불거백사'라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 후기에 쓰인 〈동국세시기 東國歲時記〉·〈경도잡지 京都雜誌〉·〈열양세시기 洌陽歲時記〉등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한국의 세시기와 〈형초세시기〉를 서로 비교하면 중국민속과 한국민속의 상호관련성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 책은 월별로 민간의 생활풍습을 서술한 한국의 〈동국세시기〉와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