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이정록 生, 조문

생게사부르 2016. 11. 10. 08:10

 

생(生)/ 이정록


 

느티나무는 그늘을 낳고 백일홍나무는 햇살을 낳는다.

느티나무는 마을로 가고 백일홍나무는 무덤으로 간다.

느티나무에서 백일홍나무까지 파란만장, 나비가 난다.


 

 

조문/ 이정록




먼산,
바라보는 일이 많다.

잇대어,
아버지와 할머니를 선산에 모신 뒤

잔대와 더덕이 좋다.
도라지와 칡이 좋다.
무논에 비친 산 그림자가 좋다.

먼저 땅 속을 들여다본 것들이 좋다.

 

 

*       *       *

 

 

느티나무에서 백일홍나무까지 파란만장, 나비가 날아간다

 

한 生은 그럴 것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한 점,

가볍게 나는 나비의 날개 짓 이상도 이하도 아닌

 

生과 死는 연속선상에 있고

삶의 어떤 다른 목표보다 확실한 지향

누구나 예외가 없는 마지막 결승점에서

자유로울수 없다는 인식,

 

먼저 땅속을 들여다 본 것들...

 

가을은 가고, 겨울이 오고 있다.

 

 

*      *      *

 

 

시를 배려하면 사진은 작아야 ...

이즈음은 짧은 글이 좋다.

사진은 보면 되는데 글자는 읽어야 해서

 

글이 길면 눈은 봤는데 뇌까지 도달하지 못하거나

도달했더라도 스캔만 하고 지나가는 일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응석사 은행잎 방석에 앉은 불심 깊은,

우리 월명정님,

 

자발적 총무 봉사 늘 감사해요.^^~

 

 

 

 

진주 집현면 응석사 은행나무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