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효근
접목
늘그막의 두 내외가
손을 잡고 걷는다
손이 맞닿은 자리, 실은
어느 한 쪽은 뿌리를 잘라낸
두 상처가 맞닿은 곳인지 몰라
혹은 예리한 칼날이 내고 간 자상에
또 어느 칼날에 도리워진 살점이 옮겨와
서로의 눈이 되었는지도 몰라
더듬더듬 그 불구의 생을 부축하다보니
예까지 왔을 게다
이제는 이녁의 가지 끝에 꽃이 피면
제 뿌리까지 환해지는,
제 발가락이 아플 뿐인데
이녁이 몸살을 앓는,
어디까지가 고욤나무고
어디까지가 수수감 나무인지 구별 할수 없는
저 접목
대신 생을 살아 주는 생이어서
비로소 온전히 일생이 되는
1.연리가 되는 과정
두 나무의 몸이나 가지가 서로 맞닿아서 성장하면 맞닿은 부분이 압박을 견디다 못해
껍질이 벗겨지면서 생살이 부딪혀 하나로 이어진다.
그 쓰리고 아픈 시간을 견뎌낸 뒤에야 하나가 되는 것이다.
먼저 부피성장이 일어나는 부름켜가 이어지고 유세포(柔細胞)가 하나로 섞인다.
그 뒤를 따라 일반 세포들이 이어지면서 연리의 과정이 끝난다.
연리 된 나무들은 서로 양분과 수분을 공유하며 광합성도 함께 한다.
한나무가 죽어도 한나무가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여 두나무가 하나로 살아나는 현상도 볼 수있다.
연리지는 뿌리를 같이 하는 나무 두그루가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나무가 된 것을 말하는 것으로...
부모를 같이하는 한 형제간에 우애를 돈독히 하는 것을 뜻하기도 하며,
부부간에는 깊고 깊은 사랑과 아름다운 금슬을 노래할 때 자주 사용하는 것이 '연리지'이다
2. 연리지 유래
효도에서 부부애정, 연인의 정으로 -
나무가 얽혀 한 나무가 된 것을 연리지라고 하고 사랑나무라고도 불린다.
송나라 범영이 지은 후한서에 처음 보인다.
후한말 채옹이라는 대학자가 병든 노모를 극진히 모시고 살았는데,
어느 날 그의 방 앞에 있던 두 나무가 가지를 맞잡아 한 나무가 되었다.
사람들은 이를 보고 효가 극진한 아들과 어머니의 모습이라 여겼고
이로부터 연리지 連理枝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 남녀간의 사랑 -
연리지가 다정한 연인(戀人)의 상징으로 사용되게 된 유래
당(唐)의 詩人 백거이(白居易)의 장한가(長恨歌)
七月七日長生殿(칠월칠일장생전) 7월 7일 장생전에서
夜半無人和語時(야반무인화어시) 깊은 밤 사람들 모르게 한 맹세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연리지)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네.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 높은 하늘 넓은 땅 다할 때 있는데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 이 한 끝없이 계속되네.
이 시의 '비익 比翼'이나 '연리 連理' 모두 남녀간의 떨어지기 힘든 결합을 뜻한다.
이 시는 두보의 '애강두'와 더불어 양귀비와 현종의 비련을 노래한 것 중 쌍벽을 이루며,
당시 장안의 사람치고 몇 구절을 외우지 않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했었다고 한다.
당나라의 현종은 초기에는 정치를 잘 한 훌륭한 왕이었다.
그러던 중 양귀비를 만나 사랑에 빠진 후로 정치에 소홀하게 되어 나라의 형편이 어려워졌다.
마침내 안록산이 난을 일으키고 현종은 급히 장안을 버리고 피난길에 오른다.
길을 가다 마외파(馬嵬坡)에서 군대가 국난의 원인인 양귀비를 죽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겠다고 하자
현종은 사랑하는 양귀비를 죽이지 않을 수 없었다.
자나깨나 양귀비를 그리던 현종은 난이 조금 진정되어 장안으로 돌아온 후,
죽은 이의 혼을 부른다는 도사에게 부탁하여 양귀비를 찾게 한다.
바다위의 선산에서 선녀로 살고 있던 양귀비는 자신을 찾아온 현종의 사신에게
사랑의 징표를 주며 둘 만이 아는 맹세를 전한다.
이 맹세에서 나오는
比翼鳥(비익조) : 암·수 두 마리의 새가 각각 눈(目)과 날개(翼)를 하나씩만 갖고 있어서,
둘이 합쳐야만 하늘로 나를 수 있다는 전설상의 새.
연리지(連理枝)란
뿌리는 둘이면서 가지가 서로 얽혀 붙은 나무를 말한다.
이 둘은 물론 애정이 깊은 부부를 의미하는 것이다.
양귀비와 현종의 사랑은 국가를 위험에 빠뜨린 것이기 때문에 백성들로서는 원한의 대상이었다.
한 나라의 존망을 책임진 왕으로서 나라를 도탄에 빠뜨린 책임을 면할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이 시에서는 비난보다는 그들의 사랑 그 자체의 아름다움과 비극성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시로 여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혜순, 아 에 이 오 우 (0) | 2016.11.05 |
---|---|
보들레르 일곱 늙은이 (0) | 2016.11.04 |
이산하 풍경 (0) | 2016.11.01 |
최은묵 키워드 (0) | 2016.10.30 |
정희정 거미,된장,참새 (0) | 2016.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