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정끝별 춤, 시간의 난간

생게사부르 2016. 10. 21. 08:54

정끝별





내 숨은
쉼이나 빔에 머뭅니다
섦과 둠에 낸 한 짬의 보름이고
가끔과 어쩜에 낸 한 짬의 그믐입니다

그래야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내 맘은
뺨이나 품에 머뭅니다
님과 남과 놈에 깃든 한 뼘의 감금이고
바람과 범람에 깃든 한 뼘의 채움입니다

그래야 점이고 섬이고 움입니다

꿈과 같은 잠의
흠과 틈에 든 웃음이고
짐과 담과 금에 든 울음입니다

그러나까 내 말은
두 입술을 맞부딪쳐서 내는 침묵의 입김이
바로 땀이고 힘이고 참이라는 겁니다
춤만 같은 삶의
몸부림이나 안간힘이라는 겁니다


시간의 난간


세상에서 약간 떨어진 산간으로
당분간의 당간지주가 간다

11시 30분이었던가 12시 30분이었던가
분침과 시침이 수직으로 간다

노간주나무 우듬지가 가고 열린 서랍 모서리가 가고 부풀어가
는 직립의 반죽덩이가 간다
문간에 걸린 젖은 수건이 미끄러져가고
바케트에 녹아 내리는 고르곤졸라 치즈처럼

스며들어간다 한순간의 한숨이
고집스런 인간의 늑간 사이를 빠져나와
삽시간에 미로 사이로 흘러간다

뒷걸음쳐 가면 거긴 천간지지 계단 끝
혹간은 2시 45분이나 3시 45분이었던가
그렁한 눈가부터 계란 후라이처럼 타들어간다
땅으로 들어간 근간들은 웅크린 채 누워서 간다

땅을 가는 개간이란 조만간의 계간季間을 분간하는 것
노간주나무가 지팡이로 가고 서랍이 널빤지로 가고 형체도 없
던 반죽덩이가 새싹으로 가고
다시 막간의 절간 옆 항간으로 가고
어중간으로 가고 양단간으로 가고 여하간으로 간다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것만 같던 잠깐들
얼마간의 그간들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