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문의 마을에 가서
겨울 문의에 가서 보았다.
거기까지 닿은 길이
몇 갈래의 길과 가까스로 만나는 것을.
죽음은 죽음만큼 길이 적막하기를 바란다.
마른 소리로 한 번씩 귀를 닫고
길들은 저마다 추운 쪽으로 뻗는구나.
그러나 삶은 길에서 돌아가
잠든 마을에 재를 날리고
문득 팔짱 끼어서
먼 산이 너무 가깝구나
눈이여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는가.
겨울 문의에 가서 보았다.
죽음이 삶을 껴안은 채
한 죽음을 (무덤으로)받는 것을
끝까지 사절하다가
죽음은 인기척을 듣고
저만큼 가서 뒤를 돌아다본다.
모든 것은 낮아서
이 세상에 눈이 내리고
아무리 돌을 던져도 죽음에 맞지 않는다.
겨울 문의여, 눈이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
* * *
노벨상 발표 시점, 우리나라 역시 '노벨 상'에 대한 환상이 전 국민적이어서 이 시기 뉴스의 초점이 되곤 합니다.
언론이나 뉴스 도배도 그러하지만 학교 교육 내용에도 역대 노벨상 수상자를 찾아 탐구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합니다.
고은 시인이 여러 해 동안 후보에 올랐고, 또 시인 본인도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긴 올해 여든 셋 이시니 '살아 생전' 이라고 생각하면 시간이 촉박하시게 느껴지는 초조감이 함께합니다)
고은 시인외에도 황석영, 이문열 같은 분 좀 관심이 있으셨던 것으로 아는데...
사실 작품성으로만 얘기하자면 우리나라 작가들 중 노벨문학상 받으실만 한 분들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제는 한글을 영어나 기타 다른 언어로 번역하여 한글 그 고유의 서정성이나 감칠 맛 나는 뉘앙스가 제대로
표현되느냐, 그리고 다수의 세계독자를 확보하고 공감을 얻고 감동을 줄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네요.
시인 백석이나 정지용, 윤동주, 황순원, 박경리 같이 이미 돌아 가신분들은 그렇다 치고 고은, 황석영, 조정래
같은 분들 작품성이나 인생 전체를 통틀어 충분히 받을 자격 된다고 보는 건 팔이 안으로 굽어서일까요?
한국 작가들이 작품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국제적으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언어 기술적 방법 찾기와
세계적 작가교류 같은 문학외적 노력이 필요 한 것 같네요.
올해 한강의 맨부커상이 시사하는 바 이기도 합니다만... 한강 작품 읽고, 개인적으로 ' 작품성' 이상의 영예를
누린 부분이 분명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주, 발표가 예정돼 있는 노벨 문학상에 대한 EBS 뉴스 (유나영 앵커와 하재근 문화 평론가)
작가가 쓴 내용 좀 횡설수설해서 제가 대담 요약해 봅니다.
영국의 한 배팅 사이트 예측에 의하면,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가 부동의 1위로 예측이 된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2위, 1위 이런 식으로 예측이 되고 있는 작가로, 1990년대 이후에 나타난 젊은 독자들의
새로운 감수성을 대변하는 작가라는 평이 있고,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권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거의 전 세계에 걸쳐서 그런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는 작가라고 하니 수상 가능성이 있어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80년대 이념의 시대에서 벗어나서 서구적 취향적의 개인주의, 문화적인 취향, 음식,
이런 것들이 중요해지면서 그런 분위기를 대변하는 작가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주목 받고 있는 측면이
있었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사실 문학성에 비해이 과대평가됐다, 너무 대중적이고 가볍다.'
이런 식의 평가도 있기 때문에, 노벨문학상 후보 1순위로 꼽히는 것하고 문학적 평가하고는 서로 별개일 수 있겠습니다.
세계적인 권위의 노벨문학상이라지만 여러 가지 정치적인 고려, 지역적 안배 등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서 주는 것이기
때문에 꼭 문학성이 제일 뛰어난 사람에게 준다고만 보기도 어렵고요.
그 외에 후보로는, 최근에 '응구기 와 시옹오'라는 아프리카 출신 작가가 1순위로 치고 올라갔는데,
이분 같은 경우에는 케냐 출신으로 독재정권의 탄압을 피해서 미국으로 망명한 분입니다.
민주화 운동, 독재 탄압에 대한 저항 이런 스토리를 또 서양의 심사위원들이 굉장히 선호하기도 해서...
이분 같은 경우에 '아프리카 전통의 수호자다, 아프리카의 교육과 해방을 지지하는 사회적인 어떤 메시지를 계속 내고 있다'
이런 부분에서 상당히 인정 받는 부분이고 아프리카에 노벨문학상이 간 지 30년 정도가 됐기 때문에
이제는 줄 때가 된 것 아니냐, 그런 고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밖에 요즘 시리아 내전이 굉장히 화제가 되고 있는데 국제적으로. 시리아 출신, 중동 민주화를 지지하는 시인 아도니스
이런 분들도 물망에 오르고 있습니다.
고은 시인이 해마다 후보자 명단에 오르는데, 올해도 지난주까지 13위권이었다가 6위권으로 올라서 상승 추세가
굉장히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고은 시인이 승려 출신으로 작가가 됐다가 민주화 운동을 했기 때문에 서양의 심사위원들이 보기에
이 이력도 굉장히 눈에 띄는 이력입니다.
그리고 고은 시인이 우리나라 작가 중에서 가장 많이 해외에 번역이 됐고, 스웨덴 현지에도 번역이 돼서
스웨덴 현지 매체가 고은 시인을 ‘군산의 제왕이다’ 이런 식으로까지 호평을 했었기 때문에
고은 시인이 받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기대를 우리가 해마다 해 오고 있는 중입니다.
유나영
우리나라에서도 이 노벨문학상을 바라는 목소리들이 참 많잖아요.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하재근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나라 매체가 노벨문학상 고은 시인이 받을 것인가로 초미의 관심사인데.
그걸 가지고 해외 매체가 보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 한국 사람들은 왜 노벨문학상에 관심이 저렇게 많을까. 웃긴다. 한국이 노벨문학상 받는 건 황당한 거다, 말도 안 된다.'
왜 해외 매체가 그런 식으로 보도를 했냐면 한국 사람들은 책을 안 읽는다. 실용서적이나 참고서 이런 건 많이 보지만,
순수문학서적, 이런 건 거의 안 보면서 평소엔 관심도 안 갖다가 시상식 시즌만 되면 상 받기만을 바라는 이것은
좀 곤란한 것이 아니냐. 우리나라 국민들이 우리 스스로 우리나라 문학의 소중함을 알고 우리 작가를 귀하게 대접을 해야
해외에서도 우리 작가 귀한 줄 알 텐데...일본은 60년대부터 그렇게 해왔지만,
우리도 정책적으로 우리 책을 해외에 번역해서 널리 소개하고 한국문학전문번역 작가들을 육성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유나영
노벨문학상이 말씀하셨지만 전 세계의 작가 중 문학 부분에서 인류를 위해 눈에 띄는 기여를 한 사람에게 주는 상,
또 특정 작품만이 아니라 작가 일생 동안의 활동을 보고 주는 상, 이런 영광스러운 주인공이 탄생할 수 있으려면
범국민적인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오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BS 뉴스>
한국 사회는 극과 극인 경우가 많다. 책을 읽는 사람은 무지 많이 읽지만,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인생에서 책이란 '무용지물'인 사람들도 많다.
한국의 성인 독서량? 책을 안 읽기도 하지만 특히 일년도 못 가서 쓰레기가 되기도 하는
'자기계발서''스펙이나 취업' '성공, 출세'관련... 한마디로 세상을 잘 살아가기 위한 인스턴트식 독서나 하지
자신의 인생을 깊이있게 성찰하고 들여다 볼수 있는 독서, 삶에 대한 고민, 인생에 깊이를 더 해 줄수 있는
독서를 우리 세대만 해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논술학원을 하거나 학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사람들 심지어 교사를 하던 친구들 조차 자기가 가르치는
교과 지식이외에 교양서적이나 철학서적은 커녕 심지어 여성지조차 '문자'라고는 읽지 않는 사람들도 수두록 했다
36. 성인 학습의지 뒤에서 1위
한국 성인의 학습에 대한 의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관련기사 : 세계일보 · [단독] '이 나이에 뭘' 한국 성인 학습의지 OECD 꼴찌
37. 낙태율 1위
38. 1인당 독서량 뒤에서 1위
39. 스마트폰 보급률 1위
OECD 통계를 보면 국민 1인당 독서량도 꼴찌다. 출산율은 OECD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최하위다.
반면 낙태율은 최상위다. 또 국민행복지수 33위, 복지충족지수는 3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입맛 씁쓸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40. 공공도서관수 뒤에서 1위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수는 2010년 기준으로 759개에 불과하다. 미국(9221개)이나 독일(8256개)과 같은 선진국은 물론
가까운 일본(3196개)과 비교해도 터무니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관련기사 : 매일경제 · 공공도서관 수 OECD중 꼴찌…도서관을 미래 문화허브로
<카페지기 무심천님이 올렸던 정보에서 가져옴>
그냥 세상살아 가는 일에만 충실해도 한 인생이 후딱이다.
모델 하우스 보러 다니면서 아파트 몇번 옮겨 다니고 이전 살던 아파트 여유 있게 전세나 월세 받고
간혹 주식 투자도 하고, 백화점 쇼핑 다니고, 철철이 관광 다니고, 유행하는 TV 드라마 보고, 골프나 섹스폰 풀룻
유행따라 관심도 따라 것도 몇년씩 하다 보면 충분히 전문가 수준이니 공연하러 이쪽 저쪽 불려 다니고
실제 대학까지 졸업한 주변 내 친구들 대다수 모습이기도 하고, 심지어 교사들 중에도 그런 사람이 많았다.
그래도 교육받은 사람들이고 배웠다는 사람들인데...그들을 보면 인생살이에서 책이 무슨 필요?
눈 두개 있는 사람들이 눈 한개 있는 나라 가면 병신(?)되듯이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불법, 편법에 편승하고 적당히 요령 피우면서 처세에 능하게
사는 것이 옳지 않음에도 전체 풍토가 그러 할때 법 이전, 양심이나 도덕에 따라 분명히 올바르게 살고 있음에도
어느 순간, 내가 잘 못 살고 있는 건가? 의심하고 회의가 들면서 패배의식까지 가지게 된다.
다수가 그런 국민일 때, 그 국민이 만들어 내는 정부(부정선거 요인을 충분히 감안해도)? 최 하수다
' 문화계 블랙 리스트'로 시끄럽다. 이젠 놀랍지도 않다.
주변 시민단체 지원금 대부분 다 끊겨서 주요사업을 못하게 됐을 뿐 아니라 거기서
일하던 아이들 다른 일 구해서 들어가야 한게 벌써 몇 년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1일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서명한 문화인 594명,
2014년 6월 '세월호 시국선언'에 참여한 문학인 754명,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에 참여한 예술인 6517명,
2014년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후보 지지 선언'에 참여한 1608명이다.
거듭 느끼는 거지만, 국민 세금(혈세)은 칠랑팔랑 기득권 정권유지와
홍보(정치를 잘하면 홍보 할 필요가 없다. 꼭 못하는 것들이 이런 쓰레기 같은 사업에 아까운 예산 낭비하고 있다)
부정부패에 다 녹아들고 있고, 그에 동조하는 일부 국민들, '나라돈은 먼저본 놈이 임자' 빼 먹을수 있는껏 빼 먹는게 미덕?
다수를 위해 필요한 일에는 없는 사람들끼리 후원금이나 생활비 줄여가며 돈 내서 진행하고 있다는 거,
외형적으로는 달라 보이지만 사실은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 정치, 친일파들이 득세하던 것과 똑 같은 형태
이런 분위기 역사 속에서 나라 망할때마다 일어 난 일들이다. ( 통일 신라 말기, 고려말기 등)
그러나 역사는 물 흐르듯 흐른다.
조선 총독부에 기부금 내서 "명예롭게 이름이 올랐던 기업인" 들 다 친일의 증거가 되었고
박정희, 전두환 등 대통령과 사진 찍어가며 친분을 과시 했던 사람들 군부독재 부역자의 증거가 된다.
명단에 든 어느 예술인 말대로 '혹시 들어 있지 않으면 어떡하나"하고 조마조마 했다니
'블랙리스트'가 아니라 이름 값에 걸맞게 '명예롭게 잘 살고 있다는 리스트'로 받아들여도 과히 나쁘지 않을 듯...
이미 정당성도 권위도 없는 정부에 아부하면서 그 그늘에서 혜택받고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비굴하고 역사의 죄인이
되는 닐이 온다. 그 시기가 언제냐의 문제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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