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임승유 책상

생게사부르 2016. 10. 7. 01:12

임승유


책상


엎드렸다가 일어나면 온도가 심어진다
체온을 나누다 헤어진 너희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
얘들아
부르면 한꺼번에 달려오겠지만
여기서만 얘들아 얘들아
앉아만 있던 테두리가 피부가 된 얘들아
이번 시간에는 줄을 맞추자 우리가 가장 잘 하는 걸 하자
나는 좌석표를 만들게 아직 못 온 애
빈칸은 너야
잘 우는애
칼자국을 내는 애
꽃을 사러 갔다가 꽃이되어 돌아 온 애
빨갛고 노란 미열이 생긴다
엎드렸다 일어나면 꽃집 앞에서 서성이는 기분이 들고
알맞은 온도란 이런 것일까
흘러 내린 얼굴을 주워 담듯 계속해서 아이들이 태어난다
빈칸을 다 채웠는데도 아직 다가오지 못한 애들이 있다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봐> 2015. 문학과 지성사

 

 

1973. 충북괴산 출생
2011.<문학과 사회> 신인상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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