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한마디
김 해자
방바닥에 그예 달라붙어 버릴라고 뽀채는 몸땡이를 포도시 일으켜
밥술이나 끓여볼라고 끙 일어서는디, 으디 차가운 디서 찌릿찌릿 소
리가 들려라우, 근메 여그 기웃 저그 기웃 소리를 찾 본께로, 눈에도
잘 안뵈는 찌그만 것이 냉장고에 뽀짝 붙어서 머시라고 허는디, 작
것, 허구헌디 다 나두고 오째서 뜨건 김 나오는 디서 요로코롬 붙어서
찌찌찌찌 귀똘귀똘 기둘기둘.... 자고 나믄 사막의 길, 꿈속이도 사막
의 길, 살아 생전 씰데읍는 소릴 달고 댕기던 우리 아저씨 맨치로 참
무던히도 몸땡일 비벼댄다이
그라고 애써 사지 놀리면 머한다냐, 논두렁에서 삽자루 들고 쓰러진
우리 아저씨 가재 툭 튀어 나온 퉁방울 눈맨치로 노랗게 익은 나락 거
둬서 고봉밥 한 그릇 잘 자시고 우루루루 그대로 가신께 고만이드라,
푸릇푸릇 늙어 보덜 못하고 사지 꾹꾹 묶어서 얼굴 꽁꽁 싸매갖고 푹
덮어서, 아고 징그러, 여그서 암만 암만 울어 바라 님이 오나, 질게질
게 울어 바도 님은 안 오고, 에고 짠한 거, 삭신 아프것다 고만 울어
라, 밖에 나가서 불러야 신부가 듣기라도 허지. 슬금슬금 쓰레받기를
들고 뽀작 다가와서 옴싹 그놈의 노래를 내보낼라고 한께 고 작것이
풀쩍 뛰어 달아납디다
아무리 이삔 꽂도 오래 되니께 뚝뚝 떨어지더라, 건들면 뚝 부러지
고 만지면 뚝 떨어지더라, 후루루루 뼈다귀만 남아서 뻐들어져 죽어
삐리더라, 그라고 일찍 갈 걸 머한다고 논두렁 밭두렁에서 살았으까
이, 임자 임자, 어허둥둥 이뻐해 주고 사랑해주고 그라고 일찍 갈 걸
머할라고, 아고 노망이 났나 이 늙은 탱구 요상시러워서 살진 고추를
따다가도 배시시 웃고 매운 고추 내암새 폴폴 풍기는 살거죽만 보이
도 파고 들고 싶고 살풋 배고 싶고, 붙들고 울 넘의 팔뚝 하나 없시 움
시나 움시나 낮고랑 밤고랑 으찌 건너왔으까
내는 니 짝이 아니라니께, 정신이 오락가락 엊그제 만낸 아들도 잊
어불고 사는 할망구를 불러싸면 머한다냐 빨랑 나가서 니 짝 만내 어
렁더렁 사랑도 하고 어야디야 새끼도 갖고 잘 살어라잉, 숨 한번 폭
참고 다시 쓰레받기 확 디밀어 어둠 풀 숲에 노래를 던져버렸지라우,
노래 한마리 나가고 난께 찌리찌리 찌찌지찌 아고 움시나 움시나 띠
리리리 또르르르, 그라장께 오늘이 칠월 칠석인가벼요, 아까치매 비가
억수로 퍼부습디다, 만내서 얼매나 좋으믄 그라고 굵디굵은 눈물만
흘리싸까이, 하매 직녀가 애를 뱄는갑소, 참말로 오늘 밤은 달도 베문
스럽게도 이쁘요이
전남 신안출생
1998. <내일을 여는 작가> 등단
* * *
한글 날
우리말 묘미를 오지게 살려 주는 시 한편 찾아 봤습니다.
판소리 같은...그런 면에서 전라도 분들은 복 받은 듯 합니다.
인터넷에 한국에서 15년 간 기자 생활을 했다는 분이 <영국 기자가 본 대한민국 >에서
말한 한글 관련 우수성
문자 없는 나라들에게 UN이 제공한 문자는 한글이다( 현재 3개국이 국어로 사용하고 있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발음을 표기 할수 있는 문자를 가진 나라
(한글 자모 24개 11,000의 소리 표현이 가능하고, 일본 300개, 중국 400개 불과하대네요)
문맹률 낮은 것 사실이고
컴퓨터 한글 자판 역시 인터넷 TV, 초 고속 통신망 발달에 기여한 것 사실일테고
자라는 우리 자녀들이 좀더 한글을 아끼고 올바르게 사용 해 줬으면 합니다.
욕 좀 덜 쓰고, 국어시간에 배운 아름다운 우리말을 시험 치르면서 답 찾을 때만 쓰지 말고
평소 생활 속에서 고급지게 사용 해 줬으면 하는 것이지요.
나라의 지도자가 확실한 의지를 지니고 시작하면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기곤 합니다.
후손들이 그 혜택을 누리게 되지요.
한글창제가 백성들의 문자생활과 의사소통을 위한 애민정신의 발로든 국가통치 수단으로서
도구였든 세종대왕 과 집현전 학사들의 노력이 그런 결실을 가져왔습니다.
중국이 대륙을 통일하면 한반도 침략을 감행했고(당,몽고, 청)
일본 역시 섬나라이기에 본능적으로 대륙으로 올라가려는 근원적 이유외에도
전국시대를 통일하고 국내호족층 통합을 위해 한반도 침략(임진왜란, 일제강점기)을 감행하곤 했습니다.
무신이 지배하는 정치구조이기도 하고요
우리는 반도국이라 대륙으로 가기에도 해양으로 나가기에도 불편이 없어서인지
고구려를 제외하면 영토점령보다는 평화 시기 늘 문화를 일상화 하던 특성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글창제, 과학기술의 발달, 서적편찬, 음악 , 도자기, 공예품, 그림 등
지배층이든, 민중이든 문화 선진국으로서의 자질(DNA)이 있다고 보아 틀린 말이 아닐테지요.
K-POP 같은 한류 부분 역시 포함해서요.
좋은 전통 자부심 가질만한 일입니다.
요즘 정치 일번지, 박그네, 최순실, 정유라, 차은택 커넥션...우병우, 국감에서의 이은재
백남기씨 사인 부검관련 , 기타 사회적인 이슈에서
' 제발 인간이기를, 사람이기를 포기하지 말아 달라'
읍소가 나올 정도여서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되었나 우울하지만...
그래도 결론적으로는 '희망'을 버리지 않으려 애씁니다.
잘못 된 것들을 지적하고 고치려는 의지와 노력이 있는 사람들에 의해 역사는
한발씩 더 나은 상태로 진전하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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