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송경동-목수일 하면서 즐거웠다

생게사부르 2016. 7. 10. 01:21

송경동

목수일 하면서 즐거웠다

보슬비 오는 날
일하기엔 꿉꿉하지만 제끼기엔 아까운 날
한 공수 챙기러 공사장에 오른 사람들

딱딱딱 소리는 못질 소리
철그렁 소리는 형틀 바라시 소리
2인치 대못 머리는 두 번에 박아야 하고
3인치 대못 머리는 네 번에 박아야
답이 나오는 생활

손으로 일하지 않는 네가
머릿속에서 쌓고 있는 세상은
얼마나 허술한 것이냐고
한뜸 한뜸 손으로 쌓아가지 않은
어떤 높은 물질이 있느냐고
물렁해진 내 머리를
땅땅땅 치는 소리


<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