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정현종-시, 부질없는 시 최승자-시인

생게사부르 2016. 4. 22. 18:00

정현종

 

시, 부질없는 시

 

 

시, 부질없는 시
시로써 무엇을 사랑할 수 있고
시로써 무엇을 슬퍼할 수 있으랴
무엇을 얻을 수 있고 시로써
무엇을 버릴 수 있으며
혹은 세울 수 있고
허물어뜨릴 수 있으랴
죽음으로 죽음을 사랑할 수 없고
삶으로 삶을 사랑 할 수 없고
슬픔으로 슬픔을 슬퍼 못 하고
시로 시를 사랑 못 한다면
시로써 무엇을 사랑할 수 있으랴

보아라 깊은 밤에 내린 눈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
아무 발자국도 없다
아 저 혼자 고요하고 맑고
저 혼자 아름답다.

—시집『고통의 축제』

 

 

최승자

 

시인



시인은 여전히 컹컹거린다.
그는 시간의 가시뼈를 잘못 삼켰다.

실은 존재하지도 않는 시간의 뼈를
그러나 시인은 삼켰고
그리고 잘 못 삼켰다

이 피곤한 컹컹거림을 멈추게 해다오.
이 대열에서 벗어나게 해다오

내 심장에서 고요히, 거미가
거미줄을 치고 있는 것을
나는 누워
비디오로 보고싶다

그리고 폐광처럼 깊은 잠을
꾸고 싶다


*           *            *

 시(詩)란?

시인이란????

 

「시, 부질없는 시」
 덧없고, 부질없고, 무용(無用)한 것

 그러나 그 부질없음의 효용, 무용한 것의 유용

 

      시 공부할 때 "시는 헛소리'라는 얘길 자주 듣습니다.

 정신줄 놓은 사람하고 공통점이긴 한데...

 선을 벗어나지 않고 돌아오는 사람이 시인이라고...

 

 최승자 시인에 대해서는 ...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사람이 드물게 있긴하더군요

 삶이 결국 개인의지의 선택이라지만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고통은 아니어서

 

...이제 부터라도 남은 여생

 몸과 맘이 다 좀 평안하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