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외국 시

선택의 가능성/ 쉼보르스카

생게사부르 2020. 11. 3. 19:30

선택의 가능성/ 쉼보르스카

 

 

 

영화를 더 좋아한다.

고양이를 더 좋아한다

바르타 강가의 떡갈나무를 더 좋아한다.

도스토옙스키보다 디킨스를 더 좋아한다

인간을 좋아하는 자신보다 인간다움 그 자체를 사랑하는 나

자신을 더 좋아한다.

실이 꿰어진 바늘을 갖는 것을 더 좋아한다.

초록색을 더 좋아한다.

모든 잘못은 이성이나 논리에 있다고 단언하지 않는 편을

더 좋아한다.

집을 일찍 나서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의사들과 병이 아닌 다른 일에 관해서 이야기 나누는 것을

더 좋아한다.

줄무늬의 오래된 도안을 더 좋아한다.

시를 안 쓰고 웃음거리가 되는 것보다 시를 써서 웃음거리가

되는 편을 더 좋아한다.

명확하지 않은 기념일에 집착하는 것보다 하루하루를

기념일처럼 소중히 챙기는 것을 더 좋아한다.

나에게 아무것도 섣불리 약속하지 않는 도덕군자들을

더 좋아한다.

지나치게 쉽게 믿는 것보다 영리한 선량함을

더 좋아한다.

민중들의 영토를 더 좋아한다.

정복하는 나라보다 정복 당한 나라를

더 좋아한다

만일에 대비하여 뭔가를 비축해 놓는 것을

더 좋아한다,

정리된 지옥보다 혼돈의 지옥을 더 좋아한다.

신문의 제 1면보다 그림형제의 동화를

더 좋아한다.

품종이 우수한 개 보다 길들지 않은 똥개를

더 좋아한다.

책상 서랍들을 더 좋아한다.

여기에 열거하지 않은 많은 것들을 마찬가지로 여기에 열거하지

않은 다른 많은 것들보다 더 좋아한다.

숫자의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자유로운 제로(())를

더 좋아한다.

기나긴 별들의 시간보다 하루살이 풀벌레의 시간을

더 좋아한다.

얼마나 남았는지,언제인지 물어보지 않는 것을

더 좋아한다.

존재, 그 자체가 당위성을 지니고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      *      *

 

 

영화 ' The sound of Music ' 보면서 저렇게 시를 한번 써 봐야겠다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My FavoriteThings( 내가 좋아하는 것들) '

 

수필에도 있었던 것 같아요

' 내가 좋아하는 것들' 피천득 작가였던지...

 

학생들과 함께 있을 때, 진도를 다 끝낸 12월이나 2월

혹은 시험을 치르고 머리를 식힐 때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볼 때가 있었습니다.

집에서 혼자 보는 영화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함께 입학하고 함께 성장해 가는 아이들이

무리지어 보는 영화는 분명 느낌이 다르거든요.

 

학교는 다소 교육적이거나 교훈적인 주제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어요

그게 표가 나 버리면 아이들은 재미 없어하고 식상해 해서...

 

그런데 뮤지컬은 영상, 스토리, 음악, 춤이 함께 해서... 좀 오래 전에 제작(1965년)된 것들이라도

보게 합니다.

 

세대 차이가 나기도 하고 특히 컴퓨터 게임 같은 박진감 있는 걸 좋아하는 남학생들은

' 에이~ ' 하면서 엉뚱한 짓 하다가도... 스르르 빨려드는 특징이 있지요.

아이들이 나오고, 노래가 있고 춤이 있으니...

 

그렇게 보여준 영화들이 엄청 많은데 뮤지컬은 ' The sound of Music ' ' 오페라의 유령' '

맘마 미아' 가 우선 생각 납니다

 

쉼보르스카는 ' 선택의 가능성' 이란 제목이 붙었는데 저도 언젠가는 , 아니면 조만간

이런 류의 시 한편 쓰려고 합니다. 마음을 먹었으니...

 

젊을 때도 좋아했고 지금도 여전히 좋으면... 시대와 나이를 넘어서는 ' 명작' 임이 분명하지 않을지

우선 하나는 확인이 되네요. 저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를 좋아 해요. ^^~

 

모처럼 The sound of Music의  'My FavoriteThings( 내가 좋아하는 것들) 가사

소개 합니다 (문학적으로 약간 의역)

천둥이 쳐서 맨 꼬마부터 하나 둘 가정교사 방에 모여들다가 결국 다 모여드는 장면

 

Raindrops on roses and whiskers on kittens
(장미 꽃잎에 맺힌 빗방울과 새끼 고양이의 콧수염)

Bright copper kettles and warm woolen mittens
(반짝이는 구리 주전자와 따뜻한 털장갑)

Brown paper packages tied up with strings
(노끈에 묶인 갈색 소포 꾸러미)

These are a few of my favorite things

Cream colored ponies and crisp apple strudels
(크림 색 조랑말과 바삭한 사과 파이)

Doorbells and sleigh bells and schnitzel with noodles
(초인종 썰매 종소리, 국수를 곁들인 슈니첼 요리)

Wild geese that fly with the moon on their wings
(달빛을 받으며 나는 기러기)

These are a few of my favorite things


Girls in white dresses with blue satin sashes
(흰 치마에 파란 허리띠를 맨 소녀들)

Snowflakes that stay on my nose and eyelashes
( 콧잔등과 속눈썹에 내려 앉는 눈송이들)

Silver white winters that melt into springs
(봄을 맞아 녹아드는 은백색 겨울)

These are few of my favorite things

When the dog bites, when the bee stings, when I'm feeling sad
(개에게 물리고, 벌에게 쏘였을 때, 마음이 울적할  때)

I simply remember my favorite things and then I don't feel so bad
(좋아하는 것들을 떠 올리게 되면, 우울하지 않게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