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외국 시

D.H. 로런스- 제대로 된 혁명

생게사부르 2016. 5. 18. 21:59

D.H. 로런스

 

제대로 된 혁명

 

혁명을 하려면 웃고 즐기며 하라

소름 끼치도록 심각하게는 하지마라

너무 진지하게도 하지마라

그저 재미로 하라

 

사람들을 미워하기 때문에 혁명에 가담하지

마라

그저 원수들의 눈에 침이라도 한번 뱉기 위해서

하라

돈을 좇는 혁명은 하지 말고

돈을 깡그리 비웃는 혁명을 하라

 

획일을 추구하는 혁명은 하지마라

혁명은 우리의 산술적 평균을 깨닫는 결단이어야

한다

사과 달린 수레를 뒤집고 사과가 어느 방향으로

굴러 가는가를 보는 것이란 얼마나 가소로운가

 

노동자 계급을 위한 혁명도 하지 마라

우리 모두가 자력으로 괜찮은 귀족이 되는 그런

혁명을 하라

즐겁게 도망하는 당나귀처럼 뒷발질이나 한번

 

어쨌든 세계노동자를 위한 혁명은 하지마라

노동은 이제껏 우리가 너무 많이 해 온 것이

아닌가?

우리 노동을 폐지하자, 우리 일하는 것에 종지

부를 찍자!

일은 재미일 수 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일을

즐길수 있다

그러면 일은 노동이 아니다

우리 노동을 그렇게 하자! 우리 재미를 위한

혁명을 하자!

 

 

류점석 옮김

 

데이비드 허버트 리처즈 로렌스(David Herbert Richards Lawrence,

1885년 9월 11일 ~ 1930년 3월 2일)는 영국소설가, 시인, 문학평론가

 

 

...이 시가 하필이면 그의 소문난 소설 <채털리 부인의 연인>이 외설물로 찍혀 평생 고생했다는

D.H. 로렌스에 의해 씌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당혹감과 신선함은 낯설면서도 유별났다.

요컨대, 이 시를 접하기 전에 나는 혁명은 모름지기 '소름 끼치도록 진지'한 영역으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낭패감은 더욱 컸다

그랬다. 혁명이라는 해묵은 관념에 관한한, 이 전복적인 시는 장쾌하기보다는 어처구니가 없고,

못에 찔린 풍선처럼 사람을 맥빠지게 했고, 유머스럽다기보다는 스승의 아내를 사랑했고 그 대가로

주류에서 밀려 평생 가난에 시달리던 로렌스의 삶처럼 쓸쓸하고도 처연하면서 한편 당당했다.

그런데 다소 자조적이라고? 그럴리가 있는가. 광부의 아들이었던 로렌스의 20세기는 학살의 시대였고

한 혁명의 시대였다. 노동자 계급 출신이 심지어' 노동자 계급을 위한 혁명은 하지망라'고 하니 사조나

유파에 종속되지 않는 이 잠언류의 인생파적 시는 반계급적이라기보다는 그 너머의 차원인,

삶이 매 순간 혁명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자의 체험시로 읽어야 할 것이다

시인은 어떤 혁명을 권장하고 있는가? 그것은 '우리모두가 자력으로 괜찮은 귀족이 되는' 혁명이다.

자본주의는 시작부터 필연적으로 천민에게 합당했다. 슬프게도 혁명가들 중에도 덕이 결여된 천민들이 많았다.

 

방금 선거가 끝났다. 이 번역시를 꺼집어 내면서 나는 이번에도 성과를 내지 못한 녹색당이 떠오른다.

의무만 강요 받았던 국가로부터 기본소득을 받는 것이 권리라고 녹색당은 주장했고' 노동이 재미'여야 한다는

로렌스의 욕 먹을 꿈에 그들은 일찍부터 동감했다. 모두가 경제발전이라는 지속불능의 낡은 깃발(인식의 산술적 평균)

을 무기처럼 흔들어 댈때 대구 달서갑에서 30.1%의 놀랍고도 눈물겨운 득표율을 얻어 낸 한심한 후배 변홍철은

"자동차가 전쟁을 일으킨다"는 권정생 선생의 시대 착오적인 말씀이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 더 이상의 경제발전은

세계에 죄를 짓는 일이다" 라고 호소했다. 이번에도 헛발질로 그쳤지만, 그 슬픈 '당나귀'들은 '돈을 좇는 혁명'이

아니라 '돈을 깡그리 비웃는 혁명'을 소망했던 것이다.

 

최성각' 슬픈 당나귀들의 포기 할수 없는 헛발질'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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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념일입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관련 분위기...한 발씩 나아 갈 것이고

전두환 전 대통령  " 광주 찾을 용의가 있다?"

역사의 죄인임을 알고 희생자들, 유가족들에 대한 '사죄"나 "반성'의 의미보다

자신은 물론이고 자기에게 충성한 사람들의 복권을 넌즈시 깔고 있을 것이라 짐작들 하는 분위기입니다.

나이 앞에 장사 없고, 전임 대통령들 세상 뜨는 것 보면서 

현충원이나 자신의 누울 자리를 생각 해 보는 것일까요?

 

아직 멀었다고 전해라~

 

조영남씨 그림 대작관련...위에 있는 그대로 " 자본주의는 시작부터 필연적으로 천민에게 합당했다."를 확인하는

느낌입니다.

 

젊을때야 시행착오도 하고 실수도 하고 그럴 수 있지만 나이 들어

자신의 명예를 지키려는 자존감이 아쉬운 어른들... 뭐 안타까울 이유도 없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