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우리들의 파파야 나무/ Daisy Kim

생게사부르 2020. 9. 27. 21:34

우리들의 파아야 나무/ 데이지. Kim

 

 

태양이 몽글몽글 파파야 씨앗 같다

 

늙은 파파야를 양손에 받쳐 들고 숨은 아버지를 찾기로하자 

 

싱싱한 파파야를 찾아버리자

 

노란 식감의 속살이 뭉개져 나 뒹구는 파파야, 고르고 골라도 나오지 않는 아버지

 

먼지가 엉킨 엄마의 머리카락 사이로 별 핀은 노랗게 녹이슬고, 까만떼의 촘촘한 개미 행렬은 우리

배처럼 줄줄이 고프고, 우리는 박스처럼 노랗게 질려 바닥처럼 납작하고,

 

1개의 파파야는 1달러

두개의 파파야도 1달러

 

몽땅 세일을 하자, 팔아버리자, 뭉개진 엄마를 팔고나면 박스만 남아, 불안한 우리는 우리를 박스에

담고,

 

싹수가 노랗다는 운명은 사는거예요? 파는 거예요?

 

아버지는 꽁꽁 어디에 있나 , 파파야의 미래는 노랗게 샛노랗게 누가 칠했나,

 

잎사귀에 낡은 동전 무늬를 새기는 오후의 햇살

기억에 박힌 당신의 금 간 담장 아래로 쿵,

 

풀 더미를 헤치고 파파야 나무에 올라 올라

별로 가는 진흙 속 엄마,

 

 

 

 

 

서울출생, 하와이 거주

<미네르바>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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