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약속된 꽃이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묻는 말들/ 이원하

생게사부르 2020. 9. 17. 08:59

약속된 꽃이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묻는 말들/ 이원하

 

 

지금 여기는 물밖에 없어요

 

물이 몇 장으로 이루어져야 바다가 되는지

수분은 알까요

오늘따라 바다가 이름처럼 광야처럼 잔잔해요

 

잔잔해서 결이 없으니

바다가 몇 장인지 어떻게 셀까요

 

이와 비슷한 어려운 일들을

어려운지 몰라주며 세다보면

순간순간이 별거 아닌 것처럼

세다보면

선배처럼 될 수 있어요?

 

지금 거긴 꽃밖에 없어요

책에서 읽었는데 수분의 기운만 있다면

바다를 건너 꽃밭에 갈수 있대요

선배처럼

 

다른 소리지만

자다가 들었는데 파도가 잔잔해지면

가슴을 쓸다가 마음이 미끄러진대요

 

선배를 바라다보니 밤낮이 바뀌네요

밤하늘 촘촘 박힌 별을 보고 있자니

버리자니 많이 그런 어둠이네요

이 어둠처럼 내일 낮을 살아갈 거예요

 

선배,

이렇게 말해본 적 있으시죠

 

' 약속된 꽃이 왔어요."

 

 

 

 

멕시코 뚤룸 해변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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