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신태희
입술 사이로 빗금이 흘러나와요
축축하지만 단호하지요
아침이랑 저녁은 이렇게 다른거예요
빛나던 것들이 어떻게 빛을 잃어가는지
하루만 살아봐도 알지요
간단하지요
이쪽과 저쪽, 그 사이
저녁 산둘기기처럼
꾸욱 꾹 가슴속으로 밀어넣어요
잿빛 눈동자를 구겨넣어요
살아내는 계절마다 서랍이 생겨나요
서랍은 서랍의 냄새로
서러워질 거예요
나프탈렌
동그랗고 하얀 눈물 냄새가 나요
그 사이로 내가 사라져요
'시로 여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일홍/ 장만호 (0) | 2020.09.20 |
---|---|
약속된 꽃이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묻는 말들/ 이원하 (0) | 2020.09.17 |
꽃이라는 기호의 모습/강재남 (0) | 2020.09.12 |
핑크뮬리/ 김희준 (0) | 2020.09.11 |
꽃멀미/ 김충규 (0) | 2020.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