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상여꽃점/ 신미나

생게사부르 2020. 6. 4. 12:23

 

상여꽃점/ 신미나

 

 

한 잎, 두 잎, 꽃잎 낱장 떼며 가네 너를 잃고 백치처럼 나

는 가네 송홧가루 날리는 길 맨발로 걸어, 해 붉은 길을 걸어

 

이 고개 넘으면 바람이 점지한 사내 하나 만나 죄를 보태

도 좋을라나 철없이 철딱서니 없이 천하게 웃음 흘려도 너

는 다시 못 올라나

 

사람아, 나는 입술이 까맣게 탄다 내 살로 태(胎)를 키워

네 피나 물려둘 것을 이 세월 늙어 내 눈에 꽃물 다 바래면

네 몸내를 잊으면

 

한 시절 약속 없이 어기고 지는 꽃낱이 섭섭만은 않을라나

나 손금 위를 비켜간 사내였어도

 

이윽고 흘러갔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