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박현덕 저녁이 오는 시간 흑산도

생게사부르 2020. 5. 14. 09:12



저녁이 오는 시간 15/ 박현덕
          - 흑산도



선착장 명성민박
평상 너머 바라보니

눈물 헤픈 여자처럼
파도로 우는 여자

수장된 사내들 무리
어스름에 밀려든다



*      *      *



저녁이 오는 어스름

누구나 하던 일을 멈추고 생각마저 멈추고

골돌하게 존재를 머물게하는 힘을 가진다

말의 잔치가 심하고 감정이 헤프게 남발되는

시가 많아서 아쉬울 정도로 절제된 언어 이면

행간의 사이사이, 여운에서 감상 포인트가 튀어나오는

시조의 매력



좀 잡히나 싶으면 한 순간 불쑥 불쑥 복병처럼

이태원 발 코로나 확산으로 다시 불안해지는 한국

경남도 500명 넘게 검사를 받고 한국에서는 다소 이방인 제주까지

군의관, 간호사, 학원 강사, 고등학생 지역 신분을 가리지 않고 여파가

미치고 있으니


군 입대를 앞두고 원도 한도 없이 진탕 자유를 누려보던

심지어 한시적 방탕이나 방종까지 허용되던 관행의 댓가들이

무한 책임으로 돌아오고 있다


우리는 결코 코로나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음을 재삼 확인시켜준 셈이다


그런 속에서도

나무위에 소복소복 쌓였던 소담스런 쌀밥은

색이 바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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