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케 시 2.
일상에서 수척 해진 말
일상에서 수척 해진 말,
눈에 띄지 않는 말을 나는 사랑한다.
흥에 겨워서 색채를 부여하면
그들은 미소를 띠며 서서히 기뻐하는 기색을 보인다.
겁을 먹고 기가 죽어 있던 말들이
누구나 알아 볼수 있을
만큼 생기를 찾는다.
한 번도 노래에 나온 적 없는 그들이
떨면서 지금 나의 노래 속을 거닐고 있다.
인생을 이해하려 해서는 안된다
인생을 이해하려 해서는 안된다.
인생은 축제일 같은 것이다.
하루하루를 일어나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길을 걷는 어린아이가
바람이 불때마다 실려오는
많은 꽃잎을 개의치 않듯이.
어린아이는 꽃잎을 주워서
모아 둘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것이 머무르고 싶어하는 데도
머리카락에 앉은 꽃잎을 가볍게 털어버린다.
그러고는 앳된 나이의
새로운 꽃잎에 손을 내민다.
지난날 네가 나를 보았을 때
지난날 네가 나를 보았을 때
나는 너무나 어린소녀였다.
한 가닥 보리수 가지처럼
조용히 네속으로 피어들었다.
무엇이라 부를 수 없을 만큼 어렸으므로
나는 그리움 속에서만 살아 왔나니,
네가 말하는 지금 이시각까지.
그리하여 나는 느낀다,
내가 바로 신화(神話)며, 오월이며, 한바다라는 것을.
그리고 내가 포도주 향기처럼
네 마음에 무겁게 자리잡고 있는 것을 .....
무엇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자랐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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