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주강홍 갈릴레오

생게사부르 2019. 10. 30. 12:33

 

 

갈릴레오/ 주강홍


 

무거운 것이 가벼운 것과 같이 떨어진다는 것이
잘 이해가 안된다
언덕길에서 화물차와 빈 택시가 같은 속도로
내려 온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
과학이 짦은 나는
달이 바닷물을 잡아당겨서 조류가 된다는 것이
참 어렵다
온 바다가 온종일 싸매고 다니고
섬 하나를 통째로 삼켰다가 뱉어내는
저 거대한 힘이
서로의 균형 속에서 생긴다니
더 어렵다
태양이 이 거대한 지구를 잡아당기고
보이지 않는 무수한 힘이 나를 잡아당긴다니
가까웠다 멀어지고
멀어졌다가 또 가까워지는
인력이란 방정식은 더 까다롭다
누구와 가까워지고 멀어진다
늘어지고 수축되면서 수면 위에 버둥대는 나를 본다
누가 나의 양 볼을 잡아당긴다
눈물이 수평을 맞춘다


 

2003. 문학과 경계로 등단
시집 < 망치가 못을 그리워 할 때>, < 목수들의 싸움 수칙>
경남 진주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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