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외출 최문자

생게사부르 2019. 9. 3. 11:43

 

외출/ 최문자


시인이 생선을 고른다
값을 물어 보기전에

깊은 바다에 얼마나 드나들었나?
아가미를 열어본다

바다에서 나와 땅에서 떠돌기를 얼마나 쓸쓸했나
지느러미 힘줄을 들쳐본다

정말 바다의 자식인지
등짝에서 파도에게 매맞은
푸른 멍자국을 찾아본다

얼마나 바다를 토해내야 죽을수 있었나
핏발 선 눈알을 들여다 본다

아직도
빠끔거리던 입마다 바다가 몰려있는데
와르르 와르르 파도가 몰려와 좌판을 때리고 가는데
싸요, 싸
단돈 오천원에 싱싱한 주검이 두마리
수산시장 비린내만 묻히고 그냥 돌아온다
나를 따라 일어서는 겨울바다
노량진 역에서 같이 지하철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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