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목덜미/ 박미란

생게사부르 2019. 7. 11. 07:11

 

 

 

 

 

목덜미/ 박미란



그 사람을 버리고 그사람에게 가는 동안
창문으로 비둘기가 날아왔다

찬란하다 날짐승이여
흔들리는 새벽의 음악이여

모든 색이 저 목덜미에서 나왔을까

파랑인가하면 피투성이 붉음,
붉음인가 하면 비명을 삼킨 검정의 기미
죽어서까지 기막히게 달라붙던 날짐승을 숨죽이며 바
라보았다

목덜미가 움직일 때마다 색은 바뀌었고 잔디 밭에 뿌려
져 초록을 얻었지만

그 사람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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