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심언주 관계

생게사부르 2019. 6. 8. 11:13

관계/ 심언주


 

   비둘기 그림자는, 비둘기 곁에서 콘크리트 바닥을 쪼
아 댄다. 제법 곁눈질이 늘어 비둘기보다 큰 부리로 비둘
기보다 더 깊이 바닥의 침묵을 흠집 낸다. 기회를 보아
비둘기를 생포할 자세다. 그러나 비둘기가 날아오르면 제
아무리 큰 보폭으로 쫒아가도 얼마 못 가 비둘기의 속도
를 놓쳐버린다.

   꽃이 꽃을 버리는 줄 모르고 꽃 그림자는, 홀로 취해
제 향기를 날린 적이 여러 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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