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장미키스/ 최정란

생게사부르 2019. 6. 7. 07:36

장미키스/ 최정란

 

 

장미와 입을 맞추었지
가시를 끌어당겨 장미 향기를 입술 안으로
깊이 빨아들였지
장미는 벌린 내 입을 더 크게 벌리고
내 심장을 꺼내 가졌지
그날부터 나는 심장이 없지

장미와 같은 시간을 호흡했지
바다와 하늘도 같은 고요를 들이쉬고 내쉬었지
별의 어깨를 출렁거리며 밤과 낮이
파도처럼 흰 한숨을 몰아쉬었지
그날 장미에 심장이 생겼지
세상은 장미의 들숨과 날숨으로 채워졌지

나느 한 점 후회 남김 없이
다만 후렴이 들어간 노랫말을 쓰기 시작했지
짧은 시간을 함께한 꽃은 빨리지지
짧은 시간에 모든 숨결을 다 주기 때문이지



                           - 시집 <장미키스>시 산맥사.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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