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허수경 라일락

생게사부르 2019. 4. 25. 15:03

 

라일락 / 허수경

 

 

라일락
어떡하지,
이 봄을 아리게
살아버리려면?

신나게 웃는 거야. 라일락
내 생애의 봄날 다정의 얼굴로
날 속인 모든 바람을 향해
신나게 웃으면서 몰락하는 거야

스크랩 북 안에 든 오래된 사진이
정말 죽어버리는 것에 대하여
웃어버리는 거야, 라일락,
아주 웃어버리는 거야

공중에서 향기의 나비들이 와서
더운 숨을 내쉬던 시간처럼 웃네
라일락, 웃다가 지네
나의 라일락

 

 

 

*      *      * 

 

 

허수경 시인의 시

자칫 자아가 약한 사람은 우울을 불러올 수 있을 정도로 가슴이 먹먹해지는게 대부분인데

그 중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달까?

 

 

' 날 속인 모든 바람을 향해

신나게 웃으면서 몰락하는 거야'

 

허시인의 시에서 이 정도는 명랑이고 쾌활이라고 해석하면서

 

고독, 외로움, 먹먹함을 반어적으로 증거하는 것 같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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